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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다르면 우린 적인가.
생각이 다르면 우린 적인가.
  •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 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8.09.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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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 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 대표이사.발행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 뺏기는 바람에 남북관계 11년 손실을 봤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때 동행했던 이 대표가 방북기간 중에 북한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등을 만나 면담하는 자리에서다.

그는 "6·15(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잘 나가다가, 노무현 대통령까지도 잘 나가다가 그만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돼 여러 손실을 많이 봤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저희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남북관계가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한 차례 면담이 불발됐다가 만난 자리임을 의식, "학수고대의 보람이라는 게 바로 오늘 같은 광경을 놓고 예로부터 쓰던 의사표시라고 생각된다"는 화답이기도 하다.

이 내용이 TV로 생중계된 뒤 네티즌들의 반응은 절반으로 나뉘었다. ‘사실 아니냐’는 이 대표 지지 글에 반해, ‘반 민주주의적 발언이다’하는 식의 반대 글이 적지 않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이렇게 입장이 다르다. 크게 보고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거나, ‘진보적 입장에서 보수 입장과 달리 하는 구나’하는 수긍이 없다. 또 ‘보수의 입장에서는 그 발언을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면 될 텐데 온통 싸움판이다.

-남북정상회담 놓고 정쟁, 임진왜란과 비슷.

매사 싸우는 것을 보자면 임진왜란이 생각난다. 명량해전이 벌어지기 전의 해전이 칠천량 해전인데 칠천량 해전이 벌어지기 전, 일본군 장수가 투항한다. 그는 정적인 일본군 장수가 곧 조선을 치러 온다는 흘린다.

선조 앞에서 이를 놓고 ‘왜(倭.일본)가 침략한다’는 정파와, ‘그렇지 않다’고 다투기만 했다. 이순신 장군도 왜의 침략을 고했다.

정보를 받은 경상우병사 김응서가 조정에 보고한다. 조정에서 이순신에게 출전명령을 내렸을 때에는 이미 가토 기요마사라는 일본장수가 조선에 도착한 뒤다. 이순신도 있는 그대로 조정에 보고한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이를 무시했다. 그러자 이순신은 왜군에 대응, 유비무환을 외치며 군사들을 맹훈련시켰다. 조정에서는 이렇다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끌었다. 그래도 충무공은 밤낮으로 훈련했다.

반대파가 그를 가만둘 리 없다. 이순신의 훈련을 마치 반란을 획책한다고 거짓 상소를 올린다. 원균 등은 이순신이 왜군을 무찌르겠다며 훈련하지만 창끝을 조정에 겨누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균은 심지어 장계를 올린다. 이순신이 못 잡아서 왜군이 상륙했다는 것이다.

귀가 얇고 옹졸한 선조. 그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이순신을 파직시키고 조정으로 압송하여 모진 고초를 준다.

이순신이 파직되자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의 자리를 꿰찬다. 능력도 없는 원균이 통제사가 되면서 조선 수군을 힘없이 만든다. 정유년에도 왜란이 침략, 원균의 수군은 밀리고 밀린다.

의주로 귀향갔던 이순신은 도원수 권율 장군 밑에서 백의종군을 한다. 거기서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제서야 선조는 이순신의 충정과 애국, 애민을 알아차렸지만 때는 늦었다.

-한반도 평화, 비핵화의 물꼬 튼 남북정상 "긍정"이 대세.

선조는 뒤늦게 그를 복직 시켜 나라를 구해달라고 매달린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아무것도 없는 통제사였다. 그때 열두 척 또는 열세 척의 판옥선을 이끌고 수백 척의 왜선을 무찌른다.

그는 흩어진 판옥선과 전의를 잃은 장수들, 수군병사들을 다시 모았다.그는 선조에게 “신(臣)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사오니 죽을 힘을 내어 막아 싸운다면 이길 수 있습니다. 미천한 신이 아직 죽지 않았으니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장계를 올린다.

나라를 보는 시각차는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 왜군이 쳐들어 올 것이라는 이순신의 시각, 그럴 리가 없다는 원균 측의 시각. 부국강병을 외치는 이순신의 시각, 그와 반대되는 시각이 결국 국난을 겪게된 것이다. 다르다고 정쟁만 벌이고, 모함할게 아니었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야했다.

지금 추석을 맞은 우리의 시각이 이렇다. 추설명절 연휴의 화제는 주로 남북 평양정상회담이다. 잘된 회담이며, 희망적이라는 것이 주류다. 여기에 ‘믿어야하느냐’, ‘믿는다면 어디 까지 믿어야하느냐’는 것도 상당수다. 이와 정반대인 자유한국 당과 바른미래당의 폄하와 비판에 동의하는 여론도 있다.

북한을 다녀온 문재인 대통령은 곧 바로 미국을 방문해 그 일정에 들어갔다.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이어  25일(현지시간)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갖는다.

역시 의제는 최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방법론을 논의한다. 한일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둘러싼 대화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성과로 한반도의 평화의 꿈이 실현되는 데 보탬이되고 국익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내 생각 네 생각 조정하고 머리 맞대라.

앞서 남북정상이 내놓은 전쟁없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문제, 경제 협력문제 등의 합의가 대체적인 긍정 평가들이다. 전쟁이 없는 우리 한반도의 정세가 핵심이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갈 것과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여기에다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한 점도 화젯거리다. 이어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도 좋은 평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이끌어 냈다.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첫 육성 다짐이었다. 여기에다 평양 능라도 연설과 백두산 동반등정 등도 풍성한 얘깃거리다.

긍정평가의 대다수는 문 대통령의 지난 5월 2차 판문점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살려냈듯 다시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은 북미 대화 재개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 북미 협상의 중재자로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합의에 대해 “그들은 만났고 우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북한, 한국에서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대화의 실무 사령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같은 날 “남북정상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며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음주 뉴욕(유엔총회)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쪽 상대자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빨리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무산 뒤 꽉 막혀있던 북-미 대화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북으로 뚫린 셈이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뉴욕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한미정상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다. 또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관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중국과 유엔 구테헤스 사무총장까지 환영과 긍정평가를 내놓았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재정 대변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고한 상호 의지를 확인했다”며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낸 것은 괄목할 성과”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은 평가가 싸늘하다. 이를 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의하기로 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안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한의 살라미 전술에 놀아났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서해선 철도연결, 관광특구조성,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등 단물은 다 챙겼지만, 비핵화의 실질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받아들인 게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비핵화 문제는 거의 진전이 없고, 국방력은 상당히 약화시켰다"며 "그야말로 정찰 관련 부분에 있어서 우리 국방의 눈을 빼버리는 합의를 하고 왔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은 엇갈린 반응이다. 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미흡한 점을 지적하며 비판적 견지를 유지했으나, 하태경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에 대해 높은 점수를 매겼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김 위원장의 육성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점과 북핵의 핵심 시설인 영변 지역에 대한 폐기가 언급된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북미 합의에서 나온 이야기이고, 영변 핵시설 폐기도 '미국의 상응할만한 조치'라는 전제가 달리고 용도가 한참 떨어진 시설이라는 것이 객관적 분석"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를 선제적 비핵화 조치로 내세우면서 미국의 선 종전선언과 후 비핵화 후속조치를 주장해 왔던 그간의 주장“이라며 "김 위원장의 의지를 육성으로 들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의 적대 행위 중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등 한반도 긴장완화의 측면에서 평가할 만한 내용들이 담겼다"라며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하고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하태경 최고위원은 "비핵화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회담의 초석을 닦았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비핵화의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쓸 카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쓸 카드를 문 대통령이 안 썼다고 해서 이번 회담이 결코 과소평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군사적 적대행위를 해소하는 중대합의를 했다"며 "한반도의 전쟁 위협도 훨씬 줄었다.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우리도 지원해 한반도 평화가 더 빨리 올 수 있도록 바른미래당을 포함해 야당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평상시에도 그렇지만 국가안보만큼은 비판이나, 비난보다, 여야정당이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세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야당은 매번 그 지적이 너무 가볍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는 8000만 겨레의 간절한 소망이다. 지난해 이맘때 북한 측의 핵과 미사일실험으로 일촉즉발의 지경에 빠졌던 일을 생각해 보라. 사드를 비롯 주변국가속에서 맥을 추지 못했던 한반도 정세를 기억해보라.

물론 대통령의 남북·외교 정책 추진에 국회가, 특히 야당이 비판·견제는 당연함을 넘어 책무이기까지 하다. 정책에 균형과 책임성을 불어넣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써도 마땅하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를 따져본다면 명확한 일이다.

그러나 무조건 ‘문재인이 싫어서’가 아닌 애정 어린 비판이어야 한다. 본질을 벗어나거나, 비꼬거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가면 선동이 된다. 비판이란 본질에 충실해야 하고, 최소한 상대방을 폄하만 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는 곤란하다. 거기에 품격이 더해지면 모두 수긍할 수밖에 없는 비판일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를 놓고 우리 정치권 스스로 패대기치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나. 꼬일대로 꼬인 한반도 주변 강대국속에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과 열정자체만도 평가할 일이다. 그런데도 무조건 비판거리를 찾는 것은 이념 진영논리에 빠질 수 있다. 여야가 이제는 내 생각, 네 생각을 다르다고 탓하고 비난할 게아니다. 한반도 안보 만큼은 비난이 아니라 존중해 냉철한 판단만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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