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생각 안하는 대전시의회, 불필요한 예산 낭비” 비난 봇물

“몇 만 원이 없어서 난방도 하지 못하고,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는 국민들 생각은 하지 않는가?”
대전시의회가 멀쩡한 의원 사무실을 새로 뜯어고치는 등 혈세를 쏟아 부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2019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에 이광복(더불어민주당·서구2) 산업건설위원장실 개·보수비용 2억 원을 편성했다. 이번 예산은 이 위원장 본인이 직접 요구해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건위원장실은 사무실과 회의실로 구분돼 있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무실 공간이 냉·난방 효율성이 떨어져 사무실과 회의실 공간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또 위원장 사무실을 축소해서 민원인과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대기실을 만들 계획이다.
냉·난방 효율성 등을 문제 삼아 혈세를 2억 원이나 투입한다는 대전시의회의 결정이 비난받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안팎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시민 A씨는 “시의원 사무실 리모델링에 2억 원의 시민혈세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2억 원이면 소형 주택 한 채 값이다. 집행부의 예산 낭비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역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26일 논평을 내고 “(이 의원이) 사무실이 춥고,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이전을 요구했다”면서 “국민의 혈세가 2억 원이나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장 몇 만원이 없어서 난방도 하지 못하고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는 국민들 생각은 하지 않는가”라며 “시민의 공복이라는 시의원이 추우면 난로 하나 켜면 될 것을 혈세 수 억 원을 들여 사무실을 바꾸겠다는 상상을 할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이 위원장은 이날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해명했다.
이 위원장은 “상시 사용하는 사무실이 북향이어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직원들과 민원인들도 불편해 한다”며 “남향의 회의실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사무실 공간을 줄여 민원인과 직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기실을 만드는 등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2억 원은 설계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포함 추정치를 책정한 것”이라며 “견적이 나와 예산이 남으면 반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