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시의회가 진통 끝에 올해 첫 추경예산안 심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하는 등 몸싸움까지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29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 열린 제22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는 자유한국당 의원 9명의 단상 점거 농성으로 파행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추경안 심의 중 복지문화위원회의 추경안 수정동의안의 전면 수용을 요구했다.
이 수정동의안은 ▲삼은초 다목적 강당 증축 5억 4000만 원 ▲삼은초 농구장 등 생활체육시설 시설조성 4억 원 ▲인라인스케이트장 바닥 보수 보강 2억 2000만 원 ▲중·고교생 글로벌 인재 해외연수 4억 원 ▲스타트업 리더십 캠프 운영 3500만 원 등 총 5건 15억 9500만 원을 삭감하는 내용이었다. 특정학교에 지원예산이 중복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수정동의안에 대한 심의를 마치지 않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추경안 심의를 의결, 이를 상정해 본회의를 열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부린다”며 물리력을 동원한 것. 천안시의회는 한국당은 9명인 반면, 민주당은 16명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천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복지문화위원회 한국당 의원들의 수정발의안을 본회의에서 찬반토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과연 본회의장 점거까지 해야할 사안이었나 의문이 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결국 약 6시간여의 파행 끝에 삼은초 농구장 등 생활체육시설, 삼은초 다목적강당 증축, 중.고교생 글로벌 인재 해외연수 등 3건의 예산안만 통과하고 인라인스케이트장 바닥 보수보강(2억2000만 원 중 1억1000만 원 삭감)과 스타트업 리더십 캠프 운영(전액 삭감) 예산이 삭감됐다.

한편, 천안시의회는 이날 ‘석오 이동녕 선생 서훈 등급 상향 촉구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날 허욱 의원은 건의문 낭독을 통해 “천안 목천에서 태어난 이동녕 선생은 20대 후반 독립협회 가입을 시작으로 신흥무관학교의 전신인 신흥강습소 설립 및 초대 소장을 지냈으며,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을 주도했고 임시의정원 초대의장과 국무총리, 국무령, 주석을 역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임시정부의 정신적 지주인 석오 이동녕 선생의 삶과 공적이 제대로 된 역사의 평가를 받고 이를 계기로 선생의 숭고한 뜻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석오 이동녕 선생의 서훈등급 상향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