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내건 대전시가 관광객 편의를 위한 인프라 개선에는 미흡한 모습이다.
특히, 장태산자연휴양림의 경우 지난 해 8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다녀간 뒤 월 평균 45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소한 진입로 탓에 방문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오히려 지역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충청헤럴드>가 찾은 대전 서구 장태산 진입로는 노폭 5m의 한 개 차선으로, 시내버스 한 대가 통과할 경우 전체 도로 폭의 3/5가량을 차지했다.
협소한 도로 사정으로 승용차 교행도 힘겹게 이뤄지고 있었다. 30~40km 속도로 달리던 양 측 차량은 서로 지나치기 10여m 전부터 속도를 줄이다가 교차시점 직전에는 거의 멈추다시피 하는 장면이 수차례 목격됐다.
자전거를 이용해 장태산을 방문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지만,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어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편은 물론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 장태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 역시 관광객들의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할당국의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태산 인근 주민 정 모(64)씨는 “주말에는 관광객을 실은 관광버스가 전국에서 수십 대씩 오는데, 도로가 좁아 버스 교행이 불가능해 양보하면서 한 대씩 지나가야 한다. 이럴 때면 차량이 엄청나게 막힌다.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대전의 관광지인 만큼 차량 소통에도 불편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석동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이곳을 찾은 주민 정 모(43)씨는 “자전거를 이용해 이곳을 자주 오지만 자전거 도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로를 이용하게 된다”며 “가끔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하다가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나 관할 행정기관인 대전 서구청은 대전시의 예산 지원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개선 사업을 미루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 (도로개선사업) 계획은 없다. 이 구간을 서구가 관리하는 건 맞지만 도로를 확장할 예산이 없다”며 “시에서도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이 지점 근방에 대한 위험도로 구조개선 사업 등을 위한 지원은 하나도 없었고, 현재도 없다”고 밝혔다.
행정의 무관심과 책임전가 속에 대전의 대표 관광지 장태산자연휴양림이 자칫 안전사고 위험구간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