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헤럴드=서울 강재규 기자] 벌써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김 군 사망 3주기 날이다.
2016년 5월28일 19세 청년 김 군이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을 고치다 숨졌다. 당시 김 군이 남긴 가방에는 기름때 묻은 장갑, 삼각김밥, 컵라면이 보는 이의 가슴을 더 먹먹하게 했다. 꽃다운 청년의 고단한 삶과 어처구니 없는 죽음에 국민들은 한없이 슬퍼했고, 또 분노했다.
작업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명사 김 군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 모두가 미안해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하는 말은 "그날도 너의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이날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화됐을까?
불행하게도, 김 군이 숨진 뒤에도 비슷한 사고는 이어졌고, 뒤늦게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법 개정안이 마련음에도, 관리 감독 등의 구멍 뚫린 제도는 위험과 사고는 수없이 이어졌다. 그게 더 서글플 뿐이다. 여느 정치인의 고백처럼, 한 마디로, 변한 건 하난도 없다가 정답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만 수없이 반복했다.
아니, 정치권도 각 당이 일제히 청년 김 군의 3주기에 추모의 논평은 넘쳐나지만, '진정으로'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별로 없어 보였다.
구의역 김 군 참사 이후, 주먹구구식 처우와 무책임한 정부의 임시 땜빵 식의 해결책은 나왔을지언정, 김 군같은 비정규직 청년들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며 고치려했는지 의문이다.
정작 그 제도적 미비점을 고치고 사회 구조적으로 변화를 시켜가야 할 위치에 있는 정치권이나 공직 사회는 제밥그릇 싸움을 하는 양, 쉽게 김 군을 향한 시선은 보이지 않았다.
자식같은 청년들이 안전한 현장 실습과 노동 환경이 보장된 곳에서 언제나 당당히 일 할 수 있을런지?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과 특성화고 학생들이 위험과 재해로부터 벗어나는 날을 오늘도 손꼽아 기다린다.
오늘도, 구의역 기억의 벽 앞에는 김 군이 즐겨먹었던 라면과 김밥, 삼각 토스트가 쓸쓸히 시민 승객들의 발 밑에 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