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13일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곧바로 추가 수색을 위해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 후 인양된 유람선의 형체는 크게 파손된 난간과 휘어진 상태였다. 이러한 선체의 모습은 참사 당일의 긴박하고도 비극적인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도 남는다.
선체 인양과 함께 수습된 4구의 시신을 모시는 현장 대응팀원들의, 예를 갖추는 모습에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가슴이 찢어질 듯 오열케 만들었다. 하지만, 어디 희생자들의 유가족들만 하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를 가슴 깊이 추모하며, 유가족에게도 거듭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바다.
헝가리 정부측을 비롯한 현장 대응팀 모두 고된 구조 작업과 함께, 안전하게 인양 작업을 마무리하느라 크나큰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음도 우리는 잘 안다. 이들에 감사할 노릇이지만, 헝가리 정부측에는 특별히 사고 원인규명과 피해 보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선체 인양 작업을 하면서 우리 시신 3구가 발견되었지만, 나머지 4명의 실종자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상황이라 유가족들의 애간장이 녹아들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추가 발견 소식이 없어 안타까움이 겹겹이 쌓이는 상황이다. 속히 가족들 품으로 들려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현장 수습팀이 전하는 바로는 선체 내부 수색외에도 다뉴브강 수색 범위를 더욱 넓혀 수색활동을 벌여간다는 소식이긴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흐르는 ‘땀’과 ‘눈물’을 닦아내며,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에 더욱 매진해주기를 각별히 당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참사를 일으킨 크루즈선장이 여전히 자신의 과실을 부인하는가 하면 일정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는 허탈한 소식이 들려오는 마당에, 다뉴브강의 선박 교통량이 이미 포화 상태인 점에 대한 경고를 수년 동안 당국이 묵인했다고 밝혀진 만큼, 한 점 의혹 없는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측에서도 헝가리 정부와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해외여행의 허술한 안전 실태와 여행사의 안전 불감증 그리고 정부의 관리 감독 책임에 대한 점검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여행이 불행으로 바뀌는 비참한 사고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참사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는 한편,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고, 또 희생자들의 원혼을 최소한으로나마 달래주는 길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실종자 전원이 가족의 곁으로 꼭 돌아올 수 있기를 손꼽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