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에 충남 아산지역에서 일고 있는 폭로정국 속에, 민주당과 한국당간의 설전은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자유한국당은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사과하라”는 것이고,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무분별한 흠집 내기”라며 반박하는 형국이지만, 조금만 더 올라가자면 최근 문제가 된 이른바 '김제동 고액 강연료' 파문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지는 일인 것이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불편한 진실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김제동 씨에 이어 개그우먼 김미화 씨, 도종환 민주당 국회의원도 시민 혈세 고액 강연자 대열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한국당 소속 아산시의회 장기승 의원이 아산시에서도 방송인 김제동 씨가 3차례에 걸쳐 4020만 원, 김미화 씨는 2차례에 걸쳐 1123만 원, 도종환 의원은 250만 원을 강연료로 받았다고 폭로한데 따른 파장인 것이다.
한국당은 “김제동 씨는 기존 2회 2700만 원 외에도 2011년 강연에서도 132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김미화 씨는 2014년 강의료(250만 원)에 비해 2018년 복기왕 당시 아산시장과의 70분 토크쇼 진행료가 873만6000원으로 3배가 넘게 치솟았다는 주장도 더해진다. 이들 모두가 시도민의 혈세로 채워진 것이란 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한국당은 사회비판 연예인에 대한 재갈 물리기, 무분별한 여당 흠집 내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하는 형국이다.
이들 모두가 2010~2018년 사이 복기왕 당시 아산시장의 재임 8년 기간에 진행된 것이란 점때문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더욱이 이미 김제동씨의 고액 강연료 문제에 관해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이 과거 ‘강연료 1000만원은 강연료가 아니라 뇌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고 있듯, 어떠한 팩첵을 한다고 한다치더라도 상식의 문제를 넘어선 것이란 점이다.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 출연해 김영란법과 관련 “두시간 강의하고 강연료 1000만원은 강연료가 아니라 뇌물”이라며 “원래 이런 강연이란 것이 합법적인 뇌물수수 수단으로 통용되기도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간에 이들 연예인 고액 강연료 논란 외에, 청와대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복기왕 전 아산시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에 비서실 직원들에게 옷 선물을 했다는 의혹에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지 않는가.
언론보도에 의하면 복비서관은 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 남성 직원들에게는 60만원 상당의 양복, 여성 직원들에게는 30만원 상당의 양장을 사주는 등 2900여만원 상당의 예산을 전용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비서실 직원들의 정장은 피복비 용도에 맞지 않으며 민방위복이나 청내 비정규직 근무복 등에 사용할 피복비를 전용해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를 단순히 작은 지방 기초자치단체의 문제라고 치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우리는 본다. 큰 권력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적폐에 대해 성난 촛불이 그 책임을 물은 것을 잘 아는 마당에, 지방권력의 적폐는 어찌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이다. 고액 강연료를 제 호주머닛돈 쌈짓돈 주무르듯 하는 관행은 있어 아니된다. 적어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진정한 사과가 아닌, 단순 설전으로 눈살만 치푸린채 끝낼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