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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
자녀 교육
  • 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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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대전용전초등학교 교장
                                            박찬용 교육 칼럼니스트, 대전용전초등학교 교장

어느 나라 부모든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겠지만, 유독 우리나라 부모들은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왜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을까? 그 원인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나라 부모의 의식의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무엇이 있는 것 같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자녀가 성공하여 가문을 일으키기를 바라기 때문일까? 옛날에는 대가족 제도로서 집성촌을 이루어 살았기 때문에 가문을 중시하였고, 가문에서 특출난 인물이 나면 가문을 일으킬 수 있었겠지만, 오늘날에는 핵가족 사회로 일가친척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기 때문에 가문에 대한 관념이 약해졌으며, 모든 것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공개경쟁으로 결정되는 현재에는 개인의 성공이 가문의 부흥과 관련이 없다고 본다. 

그러면 부모로서 자신이 배우지 못해서 받은 설움을 자식에게는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일까? 지금 3, 40대의 부모들은 그런 생각을 했음직한 6, 70대의 부모 덕분에 많이 배웠고, 배우지 못해서 받은 설움이 크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못 배운 설움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녀를 잘 키워서 노후에 자녀 덕을 보기 위해서 일까? 근래에 요양원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노후에 자식과 함께 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하는 부모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내가 낳은 자식이기 때문에 성공하여 남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DNA가 심어져 있기 때문일까?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직까지는 자녀에게 유산으로 물려주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밖에도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이유로,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녀를 통해 이루고 싶은 욕망, 친척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과시하려는 욕심, 자녀 교육에 관심을 소홀히 하게 되면 자녀가 커서 원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주변의 부모들이 모두 관심이 많기 때문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겠지만,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고, 독립된 개체요, 인격체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삶이 부모의 삶과 다르듯이 자녀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를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할 때 자녀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고, 진정한 자녀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14년 겨울 어느 날, 30이 다 된 아들이 갑자기 “부모님, 저를 어떻게 키우셨나요?”라고 물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들이 몇 개월 있으면 결혼을 하게 되고, 앞으로 자녀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님의 노하우를 알아두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 ”네가 잘 자랐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다행이다. 네가 자라온 과정을 글로 정리해서 줄 테니 읽어 보거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동료 여교사들로부터 자녀 교육에 대해 상담 요청을 받고, 아들을 키우면서 실행했던 점이나 생각한 점을 얘기했더니 공감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 써서 후배들에게 남겼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어떤 약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효험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체질에 따라 잘 듣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녀 교육 방법 또한, 약과 같다고 본다. 가정환경, 성격, 타고난 능력이나 기질 등에 따라 효과가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를 수도 있고,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내 방법대로 했다가 자녀를 망치게 될지 모른다고 불안해 할 수도 있다.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드는데 사용되지만, 꽃이 물을 빨아들이면 꿀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즉, 어떠한 교육 방법이 적용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자녀 교육에 대한 참고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지,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은 아들을 기르면서 경험하였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30여 년 동안 초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생각도 곁들여져 있다. 이 글이 자녀 교육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아들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졸업하였으며, 효성중공업에 특채로 입사하여 근무하였고, 지금은 모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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