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은 예습, 수업, 복습으로 이루어진다. 학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예습을 중요시 하는 것은 일치한다. 예습을 통해 80% 정도를 이해하고, 학습을 통해 나머지 20% 정도를 보충한다고도 한다. 복습은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고, 기억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 의하면, 학습을 하고 나서 20분 후 42%, 1시간 후 56%, 9시간 후 64%, 1일 후 70%, 1주일 후 75%, 1개월 후 80%를 망각한다고 한다. 따라서 망각하지 않고, 기억하려면 복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습을 통해 단기 기억으로 저장된 내용을 복습을 통해 장기 기억으로 저장해야 한다.
복습은 코딩과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코딩은 새로운 지식을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바꾸어 자기만이 알 수 있는 실마리를 만드는 것을 말하고, 반복은 일정한 기간과 횟수의 입력을 통해 장기 기억 속에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복습 방법에 시스템 복습법이 있는데, 기억에 관한 이론과 망각곡선 이론, 복습 주기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을 바탕으로 현실에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만든 복습법으로 5회 연속 복습을 원칙으로 한다. 1시간을 학습했다고 하면, 10분 후 10분 복습(1일 기억), 1일 후 4분 복습(1주일 기억), 1주일 후 2분 복습(한 달 기억), 한 달 후 2분 복습(6개월 기억), 6개월 후 2분 복습(장기 기억)을 해야 한다는 복습법이다.
기억에 관한 이론에 의하면 입력되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 기억할 수 있는 양이 달라진다고 한다. 읽는 것은 10%, 들은 것은 20%, 본 것은 30%, 보고 들은 것은 50%, 말하는 것은 80%, 행동하며 말하는 것은 90%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 의하여 학교에서의 수업 방법이 변하고 있다. 교사의 설명식 수업은 지양하고 있고, 학생들이 직접 시청각 기자재를 조작하고 활용하게 하며, 행동하면서 말하게 하는 수업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학습의 효과 중에 선두효과(초두효과)가 있다. 피실험자에게 50 가지의 물건을 1초 간격으로 영상으로 보여 주고 나서, 기억나는 것을 쓰게 했더니, 처음에 보여 준 것을 많이 썼다는 것이다. 즉, 처음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제시된 정보보다 기억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은 하루를 사는 동안 무수히 많은 정보가 뇌에 입력되게 된다. 뇌에 입력되자마자 몇 초 안에 사라지는 정보도 많겠지만, 저녁때가 되면 뇌는 수많은 정보가 입력되어 포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에 공부를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선두효과에 의해 나중에 제시된 정보는 기억에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밤에 잠을 자게 되면 뇌는 휴식을 취하게 되고, 낮 동안 쌓였던 정보는 사라지게 되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뇌가 텅텅 비어 있는 새벽에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가 큰 것이다.
또 학습의 효과 중에 상기 효과가 있다. 학습 직후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 학습 효과가 증진되는 현상을 말한다. 학습을 한 후에는 일정한 시간 동안 쉬는 것이 필요하다. 쉬어야만 기억이 공고해 지는 것이다. 1시간 동안 계속 공부하는 것보다는 15분 공부하고 5분 쉬는 것을 3회 반복하는 것이 효과가 큰 것이다. 한 과목을 2~3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은 효과가 적다고 본다. 한 과목을 3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 보다는 한 과목에 1시간씩 3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제과점에서 하루에 3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공부한 학생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SBS의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에도 방영되었었다.
그 학생의 공부 비결은 메모지로 학습하는 것이었다. 메모지는 10여 초면 읽을 수 있는 작은 것부터 10분 정도까지 읽을 수 있는 큰 것까지 10여 개가 있었다. 포스트잇으로 제작하여 빵 진열대 아래에 붙여 놓고, 수시로 보며 공부했던 것이다. 손님이 자주 올 때는 짧은 메모지를 잠깐잠깐 보며 공부했고, 손님이 드문드문 올 때는 긴 메모지를 보며 공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공부한 것을 분석해 보면 이렇다. 손님이 없는 짧은 시간 동안 외웠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손님이 오게 되면 일을 하게 되므로 뇌는 쉬게 되어 기억의 공고화에 도움이 되었다. 수없이 외고 또 외웠기 때문에 반복하여 복습하였던 것이다. 즉, 집중과 쉼과 반복적인 복습을 통해 기억을 공고화하여 장기 기억으로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공부 잘하는 비결은 집중과 쉼과 복습이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시기에는 노는 만큼만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담임했던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했고, 학부모와의 상담 때도 그렇게 얘기했다. 증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근거도 없다. 단지,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 노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놀이를 통해서 신체와 마음이 성장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생기며, 상상력이 풍부해 진다.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알차게 보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가 노는 것을 보면 몹시 불안해하고, 빨리 가서 공부하라고 한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공부하는 줄 알고, 흡족해 한다. 책상에 앉아 있다고 해서 다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스코틀랜드 격언에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말에게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공부는 자녀의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 것이지, 부모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24시간에서 수면 8시간, 식사 3시간, 운동 및 세면 1시간 30분, 예술활동 1시간 30분 등 14시간을 제하면 10시간이 남는다. 따라서 5시간 공부하고, 5시간 놀면 된다. 그런데 평일에는 학교에서 5시간 공부하므로 방과후에 5시간 동안 놀아야 한다.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에 아이들이 꽉 차 있어야 한다. 대신에 공휴일이나 방학 등의 휴일에는 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5시간 동안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공부는 집에서 혼자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