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로 늘리기 위해 모두 110조 원을 들여 48.7GW(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소 노형인 APR1400의 설비 용량이 1.4GW인 점을 감안할 때, 무려 35기의 원전에 맞먹는다.
![재생 에너지 [사진=연합뉴스 켑처]](/news/photo/201712/1217_1329_2128.jpg)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너지드림센터에서 '제2회 재생에너지 정책 협의회'를 열어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태양열·풍력 계획=계획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발전량의 7%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모두 63.8GW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존 설비가 15.1GW로 2030년까지 48.7GW의 신규 설비를 추가해야 한다.
◇신규 설비=신규 설비는 태양광이 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풍력이 34%다. 풍력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주로 해상에 지을 계획이다.
신규 설비 규모는 산업부가 예상한 2030년 최대 전력 수요인 100.5GW의 절반에 가깝다.

많은 설비가 필요한 것은 흐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 등 환경에 따라 전력 생산의 변동이 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산업부는 신규 설비 48.7GW 중 28.8GW를 발전 회사의 대규모 사업을 통해 달성하고 나머지는 자가용 설비(2.4GW), 협동 조합을 비롯한 소규모 사업(7.5GW), 농가 태양광(10GW) 등 국민 참여형 사업으로 채울 계획이다.
◇단계별 사업=대규모 사업은 1단계로 2018~2022년 5GW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
민간·공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참여 의향을 조사한 결과 21.3GW도 가능하지만, 투자계획이 가장 확실한 5GW 규모를 먼저 하기로 했다.
대규모 사업 중 나머지 23.8GW는 대형 발전사가 매년 발전량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채우게 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식으로 사업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대기업 지자체 참여=대규모 사업에 필요한 부지는 지자체 주도로 발굴한 부지를 재생에너지 발전 지구로 지정, 사업자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 농지법을 개정해 농업 진흥 구역 내 염해 간척지와 농업용 저수지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군 시설물 옥상 등 유휴 국유 재산도 활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풀어줄 계획이다.
국민 참여형 사업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으로는 자가용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가구가 다 사용하지 못할 경우 남은 전력을 한국전력공사가 구매하기로 했다. 현재는 남은 전력의 이월만 가능하다.
또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를 2030년까지 모든 건축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에 대한 발전 차액 지원 제도(FIT)를 한국형으로 개량, 발전 공기업 6개사가 협동 조합이나 농민 등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20년간 의무적으로 구매하게 할 계획이다.

기존 FIT는 소비자가 내는 전기료의 3.7%로 조성한 전력 산업 기반 기금으로 차액을 보전했지만,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추진되는 한국형 FIT는 차액을 전력 기금에서 보전하는 대신 전력 요금 원가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참여 사업자 규모를 한정해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소요 예산 확보=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에 총 110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 예산은 소규모 발전 사업자 융자와 자가용 태양광 보급 사업 등에 들어가는 18조 원이며 나머지 92조 원은 공기업(51조 원)과 민간(41조 원)의 신규 설비 투자다.
산업부는 신규 설비 투자비를 지난 14일 국회에 보고한 제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당시 산업부는 "2022년까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은 거의 없다"라고 주장했다.
산업부는 신재생 설비 투자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2022년 전기 요금이 올해 대비 1.3%가량 오르고 2030년 요금도 올해 대비 10.9% 인상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산업부는 이행 계획을 바탕으로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 계획 수정안'을 마련, 내년 초 신재생에너지 정책 심의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