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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의 시사칼럼] 서울 한 구청장의 비뚤어진 반일 운동
[강재규의 시사칼럼] 서울 한 구청장의 비뚤어진 반일 운동
  • 강재규 본부장
  • 승인 2019.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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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경력에 시사평론가로 활동했던 서양호 서울 중구청 '초선' 구청장이 두가지는 생각 못하고 한 가지만 생각하다가 덜컥 몰매를 맞는 꼴이 됐다. 지나친 감정적 대응이 화를 부른 셈이됐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서울 중구청 관내 도심, 그것도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서울 명동 곳곳에 '노(Boycott) 재팬' 배너기를 내건 것과 관련해 "나치시대 파시즘 운동 따라하느냐"는 등 각계 비판에 직면해 설치 반나절만에 철회했다.

이언주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든 특정 집단이 권력을 잡고 있다는 이유로 다른 집단을 '왕따'시키고 문화적 정서적 언어폭력 등으로 린치하는 행위를 파시즘이라고 한다"며 "국민들 혈세써서 파쇼적 불매운동, 반일정치놀이 하는 문정권"이라고 혹독하게 적었다.

이 의원은 "우리가 그렇게 비난해 마지 않는 것은 일본인들이 아니라 식민지시대 일본의 '군국주의'"라며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와 유사한 파시즘 광풍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행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구청장을 겨냥해 "행정을 하라고 뽑아놓았더니 국민들 혈세를 써서 반일 정치놀이를 하겠다는 건가"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불매를 강요하거나 자유를 침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에 대한 비용도 각자 철저히 개인기부로 충당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중구는 남산과 남대문시장, 명동 등 관광자원과 먹거리, 일본기업을 포함해 외국인투자기업들의 한국사무소 들이 밀집된 곳"이라며 "수많은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돈을 쓰는 곳으로 그 지역 상인들은 그 경제순환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들이 다니는 곳곳마다 국수주의적이고 배타적인 반일딱지들을 붙여놓아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든다니 지자체에서 주민들을 위해서 투자나 관광객 유치를 해야 할 때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제발 정신들 차리자. 진정한 애국은 부국강병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노 재팬(NO JAPAN)' 배너기 설치를 시작한 지 반나절 만에 게시를 철회했다. 서 구청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배너기를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해야지 정부 기관이 추진하면 안 된다, 지자체가 밀어붙이면 안 된다 이런 판단을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을 서 구청장이 간과, 악수를 둔 꼴이 됐다. 결국 서양호 중구청장은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게재했고, 중구청은 반나절만에 노재팬기를 철거했지만, 지자체가 불필요한 일을 벌여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오히려 왜곡했다는 지적을 피할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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