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는 단란한 3대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노모와 딸, 손녀가 찾은 사우나의 참변이다. 화목했던 가정은 한순간에 풍비박산 났다. 홀로 남은 사위이자 남편, 아빠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망연자실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난 화재로 목욕을 갔던 할머니 김 모(80) 씨와 딸 민 모(49) 씨, 손녀 김 모(19) 양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
21일 제천시에 따르면 비극은 3대가 사이좋게 스포츠센터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니스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일부 이용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되지 못한 이용객의 지인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712/1257_1381_1247.jpg)
민 씨는 지난달 대입 수능을 마친 김 양을 데리고 어머니가 있는 친정 제천을 찾았다.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이들이 목욕탕에 들어간지 얼마 안 된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스포츠센터에 불길이 치솟았다.
연기는 건물 전체를 뒤덮었고 이들은 몸을 피할 겨를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다.
이들이 있던 2층 목욕탕에선 무려 20명이 숨을 거뒀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의 층별 사망자 수습 상황이 공개됐다. 사진은 소방당국이 공개한 현황판[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712/1257_1382_1443.jpg)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이 난 상태여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가족 3명을 하늘로 떠나보낸 유족은 할 말을 잃었다.
할머니 김 씨의 시신은 현재 제천 명지병원에 나머지 2명은 제천 서울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다.
유족은 조만간 김 씨의 시신을 제천 서울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너무나 안타까워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유족에게 위로의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화재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29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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