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등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42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22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 중 일부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의 롯데피에스넷과 관련한 471억 원대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신격호 명예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횡령·배임·탈세' 등 경영비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712/1281_1415_2654.jpg)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과 관련한 배임 혐의의 경우 손해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거액의 탈세는 무죄이나 배임 혐의 일부와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 징역 4년과 벌금 35억 원이 선고됐다. 다만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공짜 급여'를 준 부분도 무죄로 판단했다.
특경법상 횡령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무죄를, 탈세·배임의 공범으로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2년을,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일한 적 없는 신 전 부회장과 서 씨 모녀에게 508억 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롯데시네마가 직영으로 운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서 씨 모녀나 신 이사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임대 형식으로 넘겨 778억 원(신 회장은 774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적용됐다.
신 회장은 롯데피에스넷이 ATM기를 구매하는 과정에 중간 업체로 롯데 기공(롯데알미늄)을 끼워 넣거나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롯데피에스넷의 유상 증자에 계열사들을 참여시키는 등 471억 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