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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화재] "제천 화재 신고 前 1층 천장 위는 이미 시뻘건 불길"
[제천화재] "제천 화재 신고 前 1층 천장 위는 이미 시뻘건 불길"
  • [충청헤럴드=박상민 기자]
  • 승인 2017.12.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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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소방당국 신고 이전에 최초 발화 지점인 건물 1층 주차장 위 천장에서 이미 불이 크게 번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장에서 옮겨붙은 이 불에 녹아 불덩이가 된 스티로폼 일부가 아래쪽 주차 차량으로 떨어지면서 불길이 거세게 번져 급속히 건물 전체로 확산, 결국 29명의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를 낸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3일 제천 화재 감식반에 따르면 스포츠센터 건물 주차장 천장 위에는 두께 11㎜의 스티로폼이 깔렸고, 그 위에는 다시 비닐하우스에 덮는 식의 보온용 천이 시공되어 있었다.

그러나 필로티 건물의 1층 천장 위쪽엔 외부에 노출된 공간이 있어 겨울철에는 보온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빗물을 외부로 빼는 우수 배관이나 상하수 배관이 이곳에 설치돼 있어 추우면 얼어붙자 이를 막기 위해 스티로폼과 보온용 천으로 배관을 감싼다.

지난 2015년 1월 큰 불이 났던 경기 의정부 아파트의 필로티 천장 역시 15㎝의 우레탄폼 처리가 돼있었던 것처럼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주차장 천장에도 스티로폼과 보온용 천으로 보온 처리가 돼 있었다.

감식 결과 참사가 발생한 지난 21일 오전 이 스포츠센터 주차장 위 천장에서 배관을 녹이기 위한 열선 작업, 즉 열판 작업이 이뤄졌다.

열판 작업은 전원이 연결된 단자 부분에 절연 테이프를 제대로 감지 않으면 전기 불꽃이 튈 수 있다고 한다.

감식반의 작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단자 부분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고, 천 위에 쌓인 먼지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가연성 높은 스티로폼과 보온용 천이 타면서 순식간에 천장 위가 시뻘건 불길로 채워졌을 것이라는 게 유력한 추정이다.

그러다가 불이 붙은 스티로폼 일부가 주차 차량으로 떨어졌고 사방이 트인 필로티 건물의 구조상 아궁이 안에서 장작에 불이 붙듯 15대의 주차 차량 전부로 불이 옮겨붙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차된 차량에 불이 번지는 것이 확인돼 소방서에 신고가 접수됐을 때는 벌써 천장 위 스티로폼과 보온용 천에 붙은 불이 건물 내부 통로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며 급속히 확산하고 있었다.

감식반 관계자는 "워낙 큰 화재인 탓에 발화 지점을 추측할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다"라며 "전원이 연결됐던 열선 단자의 단락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하고 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난 불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감싸면서 대형 화재로 발전한 원인으로는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처럼 필로티 구조가 꼽힌다.

사방에서 바람과 산소가 공급되면서 커진 불길이 건물 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으로 상승하면서 1층에서 9층까지 화마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감식반 관계자는 "불이 난 직후 제천 스포츠센터 꼭대기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라며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에서 난 불이 전선 배관을 따라 번진 것과 같은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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