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헤럴드 내포=안성원 기자] 임명과정부터 순탄치 못했던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이하 여성개발원) 양승숙 원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상생과 견제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도의회와 개발원 노조로부터 그의 리더십을 의심받고 있다.
8일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진행된 문화복지위원회의 여성개발원 소관 행정사무감사가 파행을 맞았다. 양 원장이 의원들의 지적에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감사가 중단된 것.
논란의 중심은 지난달 열린 여성개발원 ‘20주년 기념식’이었다. 이 자리는 여성개발원의 성년을 축하하는 자리인 만큼 양성평등과 여성의 능력계발을 위해 힘써왔던 여성계 인사들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주객이 전도됐다는 평이 나왔다. 대한민국 여성장군 1호이자 재향군인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양승숙 원장의 지인들이었다.
특히, “양성평등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양 원장이 써준 원고에 있다. 어쨌든 축하한다”는 현 재향군인회 회장이자 계룡군문화엑스포 준비위원장의 무성의한 축사는 여성계를 들끓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여성단체에게는 축사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도의회 행감장에서 의원들은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김옥수 의원(한국당·비례) 의원은 “군 출신인 양 원장의 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적절성 논란이 일은 데다, 여성계 인사들에게는 축사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면서 의미가 퇴색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김연 위원장(민주당·천안7)은 “도의회 여성의원들이 양성평등을 위한 연구모임을 갖고 여성개발원과 함께 각종 의정활동을 통해 양성평등 증진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기념책자에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세종시 여성의원 사례를 다뤘다”고 지적했다.
도의회 문복위 행감, “내 생각 달라” 부정 답변 일변도
이 같은 지적에 양 원장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하자, 질의는 자연스럽게 그의 겸직 문제로 이어졌다. 김기영 의원(한국당·예산1)은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도, 재향군인회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충남 여성계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며 “지역 여성의 권리와 지위를 높이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만큼, 원장으로서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양 원장은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겸직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에도 여운영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이 겸직문제와 20주년 기념식을 중심으로 여성계와의 교감, 양성평등 가치관에 대한 부족을 지적했지만 양 원장의 방어태세는 변함이 없었다. 결국 김 연 위원장은 “양 원장은 자기 생각은 다르다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부정하고 있다. 그럼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감사를 중단시켰다. 양 원장의 ‘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이 같은 그의 태도는 노조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양 원장은 지난 6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충남여성정책개발원지부(이하 노조)의 반대에도 여성개발원 조직개편을 강행한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전 기획조정실장에 대한 부당한 보직해임과 인권침해, 직원 B에 대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 양 원장의 관용차량 사적 이용 등 도덕적 해이, 독선적인 기관운영과 노동관 등을 주장했다.
그리고 최근 충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이하 인권보호관)은 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인권보호관은 “양 원장이 지방출자출연기관 인사조직지침을 위반했으며 헌법 10조(기본적 인권 보장)와 헌법 12조(신체의 자유)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양 원장에게 전 기획조정실장의 보직해임 취소 및 충남도인권센터 추천 강사 인권교육 수강 등을 권고하고 ▲충남도지사에게는 양 원장의 권고사항 이행을 관리감독 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개발원 노조 “일방적 해고, 인권침해” 반발…인권위 ‘노조 손’
노조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원장을 향한 ‘항명’ 정도로 여겼던 양 원장에게 일침을 내린 결정”이라고 환영하면서 “이번 결정을 통해 직원을 대하는 기관장의 인권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원장이 노조가 제기한 ‘관용차량 사적 이용’ 문제로 충남도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은 것에 이어 이번 인권침해 사태까지 인련의 상황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인권보호관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주문사항을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여성간호장교 1세대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장군 1호라는 영예로운 이력을 바탕으로 여성개발원에 입성한 양 원장. 하지만 결과는 이같이 ‘정면 돌파’ 일변도의 리더십으로 안팎에서 충돌하고 있다.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패배’라고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유연성과 공감이 결여된 모습이다.
젠더감수성에 예민하고, 양성평등 정책연구를 주도해야 할 여성개발원의 수장으로서 과연 군 출신인 양 원장의 리더십이 적합하겠느냐는 우려는 취임 초기부터 나왔다. 그리고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스럽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양 원장의 ‘장군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틈’은 기자가 취재 현장과 현실의 사이에서 느낀 단상을 풀어놓는 코너입니다. ‘틈’이라는 이름은 ‘간격’을 뜻하는 단어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 ‘통하게 하다’라는 뜻의 ‘트다’의 명사형을 칭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참사를 예언합니다.
다음 참사는 충남 총선!
총선에까지 측근을 심느라고 맹활약중...
워낙 마이너스의 손으로 유명하니 폭망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