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유성 5일장, 대전 원도심 한밭복싱체육관의 모습은?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예술가의 시각에서 대전을 재해석하는 대전리서치프로젝트가 올해는 ‘사람’을 주제로 원도심과 재래시장에 터전을 둔 서민의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열리는 ‘2019 대전리서치프로젝트’에는 애니메이션 작가 박현지 씨와 시각예술가와 연국예술가가 콜라보한 포포무브먼트 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유성5일장과 원도심에 자리한 한밭복싱체육관을 배경으로 이 곳에서 생계를 일구는 사람들의 모습을 예술적 시각으로 다채롭게 풀어내며 대전의 문화적 가치를 일깨우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리서치프로젝트’는 대전의 모습을 예술가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며, 미처 몰랐던 지역의 예술적 가치를 찾자는 의도에서 진행된 사업이다. 지역 작가들의 역량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포포부브먼트(허은선, 송윤아) 팀과 애니메이션 작가인 박현지 씨는 공모를 통해 7월 초에 발탁돼 4개월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

박현지 작가는 ‘장(場)_장대동 191번지’를 주제로 대전의 대표 전통시장인 유성 5일장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봤다.
1916년부터 100여년이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성5일장을 통해 시장이 갖는 과거와 현재의 의미, 기능과 역할에 대한 예술가의 생각을 드로잉과 영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 유성5일장은 재개발로 인해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치열한 삶과 애환을 사운드와 동영상으로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드로잉한 작품을 플립북으로 엮어 생생한 시장의 현장을 평면적 요소로 풀어내기도 했다.

포포무브먼트팀은 대전 원도심에 자리한 근대건축물 ‘한밭복싱체육관’을 주제로 설정해 대전의 공간과 역사를 예술로 해석했다.
원도심의 고층건물들 사이 마치 숨바꼭질하듯 딱 하나의 단층건물로 남아있는 한밭복싱체육관은 대전시청 부속창고 건물이었던 곳으로 1961년 문을 연 이후, 이수남 관장이 주축이 돼 1965년부터 지금까지 약 55년간 운영을 맡아왔다.
포포무브먼트는 공간 속에 남아 있는 이 관장의 흔적과 그의 반복된 일상을 조사하고 사용자의 행동패턴, 움직임 등을 연구해 결과물을 만들었다. 또 프리뷰 행사로 지난 7일에는 한밭복싱체육관에서 연극과 미술이 융합된 퍼포먼스 작업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리서치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된 행사로 작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어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올해 대전리서치프로젝트 외에도 ‘지역리서치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목동 재개발 지역을 소재로 또 하나의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테미창작팀 권수진 사원은 <충청헤럴드>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리서치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모습을 다채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신진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며 “리서치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한 작가들 중 상당수가 타 시·도의 초청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전시기간 중 휴관일은 없으며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관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