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혈세가 투입된 시민 이용 공간 통째로 넘겨준 꼴" 지적

[충청헤럴드 대전=박성원 기자] 대전시가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을 인수할 예정인 하나금융그룹에 월드컵경기장과 덕암축구연습장에 대한 전체 사용 수익권을 넘기기로 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전시가 하나금융 측의 무리한 요구에 휘둘려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된 공간을 통째로 넘겨준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17일 오후 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날 서울에서 진행된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상 과정을 소개하며 “하나금융이 월드컵구장과 덕암연습장에 대한 사용권한을 달라고 요청했고, 전적으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양 측이 의견 차를 보여 왔던 시설 사용권 및 고용 승계 부분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시설 유지·관리는 고용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2년 정도 시설관리공단이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오는 2022년까지 안영동 축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할 계획으로, 2년 동안 시설관리공단 인원들에 대한 전환배치를 통해 고용안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프로축구 선수들에 대해선 “프로선수들은 전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하나금융 측의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계약 조기 종료에 따른 수반 비용에 대해서는 하나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 측은 시민들을 위한 투자 사업인데 자칫 고용문제로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시에 전달한 것으로 전했다.
허 시장은 “하나금융이 시민들로부터 시티즌이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전하며 “유소년 구단 지원 등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허 시장은 “오는 24일에 시티즌 이사회 의결이 끝난 뒤, 늦어도 1월 초엔 하나금융과 시티즌인수를 위한 본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선희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특혜 논란과 관련 “특혜가 아니라 프로구단이 지역 연고를 유지하기 위해 시설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용 수익 권한은 부여해도 관련 법에 따라 10만 분의 1의 사용료를 내야하고 해당 사용료를 받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