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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방의회 전문위원 '독립' 시급
[기자수첩] 지방의회 전문위원 '독립' 시급
  • 김광무 기자
  • 승인 2019.12.1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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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와 의회 사이에서 고민하는 금산군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심경
김광무기자
김광무 기자.

[충청헤럴드 금산= 김광무 기자] 지방자치시대, 의회에 소속돼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과 회의진행을 전문가 입장에서 도와주는 공무원을 ‘전문위원’이라고 한다.

‘전문위원’에 대한 정의는 간단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고 중요하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전문지식으로 선출직 의원들에게 행정적인 도움을 주고, 조례안과 예산 등 사전에 검토보고서를 내는 전문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의회의 경우, 때에 따라서는 사무처 요원들끼리 의회 운영에 대한 사전 조율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회를 좌지우지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규상 전문위원의 역할은 한정돼 있다. 가장 중요한 인사권이 집행부에 종속돼 있기 때문이다. 몸은 의회에 있으나 마음은 집행부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인사철만 되면 의회의 도움을 받아 좋은 자리로 옮기려는 사람과 그 자리에 남아 있으려는 사람 등 진풍경이 벌어진다. 의회 또한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듯이 적극적으로 좋은 자리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처럼 집행부와 의회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줄타기를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전문위원에게 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의회와 집행부가 충돌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집행부쪽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학연과 지연관계가 얽히고설킨 군의회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심지어 집행부에서 전문위원과 사무처 직원을 앞세워 자신의 의도대로 의안이 통과되도록 의원들의 가정을 방문하는 사실도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일부 전문위원들도 어정쩡한 자신들의 위치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한다. 검토 보고서를 작성할 때 집행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현재로서는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할 수밖에 없다게 그들이 토로하는 심경이다.

이런 문제는 신문지상 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수없이 지적돼 왔지만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개혁방안에서도 계속 누락되고 있다.

집행부가 예산과 추진력, 정보력에 의회의 손발인 전문위원과 사무처 직원들까지 거머쥐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발휘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를 살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위원의 독립이야말로 시급히 이뤄져야할 정부와 국민모두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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