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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 "마스크 3장 때문에"…대전 하나로마트 '허탈·분통'
[현장영상] "마스크 3장 때문에"…대전 하나로마트 '허탈·분통'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3.03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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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줄 서 구매한 시민과 허탕친 시민 언쟁
하나로마트 "지역사회 갈등만 조장"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3일 오후 2시 대전시 대덕구의 농협 하나로마트 앞. 100명은 족히 돼 보이는 줄 끝에서 사람들이 둘로 나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정부의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이 하나로마트에 배정된 마스크 공급 물량은 모두 300매로 1인당 3매 씩 100명 분이 순식간에 소진되자 다행히 마스크 3장을 받은 시민과 마스크를 채 받지 못한 시민 간에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100명에서 줄이 끊겨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쪽에서 "내일 나눠줄 번호표라도 나눠 달라"고 마트 측에 요구하면서 이미 마스크를 받은 사람들과 말싸움이 시작됐다.  

육아나 생계 등의 이유로 새벽에 못 나와 구매 순서에서 계속 밀릴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대전의 한 하나로마트에서 3일 오후 2시부터 마스크 100명 분량 판매를 시작했지만, 구매한 시민과 구매를 못한 주민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대전의 한 하나로마트에서 3일 오후 2시부터 마스크 100명 분량 판매를 시작했지만, 구매한 시민과 구매를 못한 주민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새벽애 나와 마스크를 받은 사람들은 이에 반발했다. 오전 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는 한 시민은  “우리도 생계가 있고 부양 가족이 있어도 열일 다 제쳐놓고 나왔다”며 “그럼 내일 새벽부터 나와 기다릴 사람들이 다시 불이익을 받는 거 아니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마트를 구매한 주민들은 새벽 6시부터 나와 줄을 서 기다렸다고 한다.
이날 마트를 구매한 주민들은 새벽 6시부터 나와 줄을 서 기다렸다고 한다.

시민들의 실랑이에 불똥은 애먼 마트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선착순 100명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돌아서는 직원을 일부 시민들이 막아서며 “이렇게 수량이 한정돼 있으면 왜 지금까지 기다리게 했냐”며 “대기표를 추가로 찍어달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마트 관계자는 "그날그날 확정된 수량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낮 12시가 넘어서 마스크가 들어오다 보니 번호표를 작성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진땀을 흘렸다.

다른 지역의 하나로마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유성의 한 하나로마트에서는 구매에 실패한 주민이 “마트 직원들이 미리 선점한 거 아니냐”, "마트 바로 근처에 선별진료소가 있는데 이거 기다리다 감염되는 거 아니냐“는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공적 공급으로 지역 사회에 갈등만 조장되는 것 같다”며 “대전시나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판매처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수량이 많으면 많은 대로 사재기를 하고, 수량이 적으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은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할만큼 심각하므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구의 하나로마트에서 시민 갈등 현장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마스크 사러 올 때마다 싸움 장면을 목격할 것 같다”며 “어떻게 해서 이런 상황이 초래됐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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