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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마스크 구입 걱정마세요"
[코로나19] "마스크 구입 걱정마세요"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3.1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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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패션거리 상인, 저소득층 지원 마스크 제작에 구슬땀
김옥희 상인회장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도움 되길"
면마스크 제작을 위해 마스크 본을 뜨고 있는 중촌동 맞춤거리상점상인회 김옥희 회장.
면마스크 제작을 위해 마스크 본을 뜨고 있는 중촌동 맞춤거리상점상인회 김옥희 회장.

[충청헤럴드 대전=이경민 기자] “TV만 켜면 마스크 수급에 애먹는다는 뉴스만 나오니 나부터 직접 만들어 쓰면 수급에 도움을 줄까 싶어 계획했던 일인데 일이 커졌어요”

지난 9일 오후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거리의 한 가게. 상점상인회 회장 김옥희씨(62)는 면 마스크를 만드라 여념이 없었다. 

중촌동에서 40년 째 공연복과 드레스 맞춤 전문숍을 운영해 온 김 회장은 최근 상인회원들과 의기투합했다.

전국이 마스크 대란으로 급기야 5부제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중구자원봉사자센터의 지원으로 저소득층에 전달할 마스크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김 회장을 비롯해 중촌동 패션가 상인들도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갖고 있는 기술로 마스크 구입하기가 부담스런 분들을 위해 나섰다. 

김 회장은 “상인들이 이참에 이웃도 돌아보고 뜻 깊은 일을 하자는데 한뜻을 모으게 됐다. 보람된 일을 하며 쉬어가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상가 회원들과 동네 경로당 어르신들만 사용할 만큼만 마스크를 제작할 계획이었다.

상인 대부분이 드레스나 공연복 등의 의류를 주로 제작해 왔기에 마스크 제작 방법에 대한 지식이 없어 유튜브나 인터넷 등을 직접 검색하기도 했다.  

중촌동 패션거리에는 현재 30여 개의 맞춤복 옷가게가 있다.
중촌동 패션거리에는 현재 30여 개의 맞춤복 옷가게가 있다.

그렇게 준비를 해나가던 중 마침 중구자원봉사자센터로부터 재능기부 요청이 왔다. 마스크 만 개 분량의 원단을 제공할테니 중구 10개 동 어려운 분들을 위해 마스크 만장을 제작하달라는 것.

30여 점포가 지난 6일부터 모든 일을 제쳐두고 본격적인 면 마스크 제작에 들어갔다.

일부 주민들 중에는 정부에서 1주일에 1인 2매씩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는데 면마스크 공급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중구자원봉사자센터 정만호 센터장은 “1매당 1500원 정도로 가격이 많이 안정됐지만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 마스크 구매에 대해 저소득층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워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얼마 전 정부에서 면마스크가 상대의 비말을 방어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을 발표했다. 개당 150원 단가라는 비교적 저렴한 제작 비용도 마스크 제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완성한 여성용 면마스크.
김 회장이 완성한 여성용 면마스크.

김 회장에 따르면 한 시간 동안 보통 스무 개의 마스크를 제작한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30개 점포 회원들이 마스크 제작에 온통 매달려 이번 주 안으로 만 개를 모두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골목의 상인들은 30~40년 동안 바느질로 생계를 꾸려온 사람들로 자신의 재능이 사회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일을 시작했다"며 "저희 미담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돼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을 도와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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