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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세평] 상생의 봄을 맞이하자
[이대영의 세평] 상생의 봄을 맞이하자
  • 이대영 박사 (문학박사.문학평론가, 시사평론가)
  • 승인 2020.03.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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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 박사 (문학박사.문학평론가, 시사평론가)

봄기운이 완연하다. 산수유와 매화나무도 햇살에 놀라 화들짝 꽃을 피워 올렸다. 인근의 보문산과 식장산에도 탐방객이 늘어나고, 계곡물도 한결 청명한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 춘분에 즈음하여 들녘에서는 푸른 생명들이 돋아나고 농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잦아지고 있다.  
‘춘래불사춘’이라 했던가? 절기로는 분명 봄이건만 마음은 여전히 녹록치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이다. TV를 틀면 연일 코로나19 뉴스가 이어지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온통 안부를 묻기에 바쁘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상황이 심각하여 행정력이 총 동원되고 있으며, 그 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마스크로 입을 가린 행인들에게서 이방인을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어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현명하게 코로나19를 극복할 여러 방법들을 생각하게 된다.

첫째, 배타성의 자제이다. 특히 중국 우한이 집단 발생지라고 해서 중국인에 배타적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 한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서양인의 동양인에 대한 차별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일본조차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강화한 실정이다. 코로나19는 동양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러기에 전염병은 인종과 영역을 넘어 우리 모두가 극복해야 할 공동의 적이 되었다. 
또한, 특정 지역이나 종교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 종교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자유 중 하나이다. 특히, ‘이단’이라는 용어는 적대적인 표현이다. 언론에서 조차도 기사제목에 접두사로 사용하고 있음은 우려된다. 세계에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분포되어 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개인마다 가치관과 세계관이 다르듯 개개인의 종교나 사상 역시 다양하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타인의 종교를 배척하여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심지어 종교전쟁까지 보아왔다. 배타성이 강요의 형태로 발현되는 순간 그것은 폭력이 된다. 그러기에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건강한 사유로 견지해 가면서 타인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이타성의 실현이다. 이타성이란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는 성질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마스크 구입 대란이 발생했다. 마트나 약국, 우체국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사기 위한 긴 행렬이 이어졌다. 심지어 마스크 구매 5부제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마스크를 사재기 하는 유통업자도 나왔으며, 마스크를 편취하는 사기사건까지 발생하여 '마스크 등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까지 꾸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충분히 물량을 확보하고도 불안 심리가 발동하여 계속 마스크를 구입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취약계층에게 양보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하다. 전통시장과 대학로, 구도심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착한 임대운동’은 그 한 본보기라 할 것이다. 

셋째, 전 영역에 걸친 시스템의 재정비와 계획의 검토가 필요하다. 시스템이란 어떤 목적을 위해 체계적으로 짜서 이룬 조직이나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시스템은 정상적인 상황에 최적화 된 조직이나 제도이다. 그러나 지금은 WHO가 밝힌 대로 세계는 코로나의 판데믹에 대비해야 한다. ‘판데믹’이란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되기 쉬운 질병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모두 완치되었다고 해도 상황이 종식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의 ‘역류’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정치, 외교, 경제, 예술, 문화 등 전 분야에 대한 전체적인 시스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 지자제 및 유관기관, 의료시설, 기업, 민간인 간의 소통을 통해 협력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가야 한다. 다행히 외국에서도 한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를 모범사례로 예시하기도 하나 현재의 확진세를 막기에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의료진과 의료장비, 선별진료소 운영, 마스크 수급, 확진자 격리시설 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정치권의 신속한 결단과 다각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여행사, 항공사, 학교 급식 업체 및 농가 등 너 나 할 것 없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각국의 금리인하 정책 및 주식시장의 침체, 입국금지 조치 등 세계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다행히, 이제는 시민들도 코로나19의 발병 초기와는 다르게 차분하게 대처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이행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의사 ‘류’가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투쟁하고 진리의 길을 걸어가던 모습을 상기하게 된다. 또한 작중 인물 랑베르가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한 말을 되새기게 된다.  
진정, 상생의 미덕이 필요한 봄이다. 타인에게 행복을 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더 빛을 발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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