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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12개 단체 지역화폐 '한밭페이' 발행
대전 12개 단체 지역화폐 '한밭페이' 발행
  • 박종명 기자
  • 승인 2020.07.20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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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차원 지역화폐 발행은 전국 처음
충전 금액의 2% 지역문제 해결 단체에 기부
대전지역 12개 단체가 발행할 예정인 '한밭페이' 로고
대전지역 12개 단체가 발행할 예정인 '한밭페이' 로고

[충청헤럴드 대전=박종명 기자] 대전지역 12개 단체로 구성된 지역화폐협동조합이 지역화폐인 ‘한밭페이’를 발행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국 지자체가 지역화폐 발행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가운데 협동조합 차원에서 지역화폐 발행에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이다. 

한밭레츠,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품앗이생협 등 12개 단체가 마을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연생태계와 지혜롭게 공존하는 수단으로 지역화폐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한밭페이는 ‘소비가 기부가 됩니다’를 기본 슬로건으로 하고 있다. 기부가 일상생활에서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밭페이는 2003년 고교 교사와 학생들이 고안한 독일 바이에른주 킴 가우어 지역의 지역화폐 유통 시스템을 모델로 하고 있다. 

3% 기부에 5%의 환전 수수료의 이 지역화폐와 달리 한밭페이는 기부 2%, 환전 수수료는 3%로 설계했다. 화폐 단위는 ‘드림’으로 이용자가 100원을 충전하면 2원을 기부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용자는 이 금액을 환경, 공동체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그리고 충전한 금액을 가맹점에서 1대 1로 사용하면 가맹점은 환전 요청 시 3%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방식이다. 가맹점은 착한가게 홍보 효과와 함께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역화폐협동조합은 오는 8월 ‘한밭페이’를 발행해 유통할 계획이다. 우선은 한살림 8개 매장과 품앗이생협 5개 매장, 서구 관저동 8개 마을공동체와 인근 상인부터 시작해 다른 지역 마을공동체 등으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안에 가맹점 500개에 이용자는 3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지역화폐협동조합 김성훈 이사는 "지역화폐는 마을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연생태계와 지혜롭게 공존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대전지역화폐협동조합 김성훈 이사는 "지역화폐는 마을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연생태계와 지혜롭게 공존하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김성훈 지역화폐협동조합 이사(품앗이생협 이사장)는 “전국적으로 관 주도 지역화폐가 유행하는 것은 그 만큼 지역사회 부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라며 “지역의 돈이 서울로 모이고 서울의 돈은 더 강력한 세계의 금융가로 흘러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맞설 저항과 창조의 주체는 정부나 시장이 아니라 지역민이어야 한다”며 “지역화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마을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연생태계와 지혜롭게 공존하는 길을 만들어가는 수단이자 매개”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지역화폐의 정신은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라며 “지역 먹거리에서 출발한 지역화폐 운동이 돌봄 캐어나 교육, 환경 등의 문제로 퍼져 나가면 지역 내 인구 및 인재 유출, 자본 유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캐시백 축소에 따른 관 주도의 지역화폐 한계 상황에 대비해 민간 지역화폐와 관 주도 지역화폐의 공존과 협치를 필요로 한 대전형 지역화폐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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