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헤럴드 홍성=박종명 기자] ‘장애인 국악요정’으로 불리는 충남의 중증장애인이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3일 도에 따르면 공주 출신 이지원씨(천안 나사렛대)가 오는 24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0회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제24회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한다.
올해의 장애인상은 지난 1996년 국내에서 제1회 루즈벨트 국제장애인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제정된 장애인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장애인 인권 향상, 장애인 복지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한 장애인 등을 매년 3명씩 뽑아 대통령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씨는 중증장애 예술인으로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재능 기부 활동, 한국 장애 예술의 우수성과 국악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충남 최초로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씨는 지난 2000년 선천성 대동맥 협착 심장질환을 안고 태어나 이듬해인 2001년 중증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장애로 걸음이나 언어, 신체 발달 등이 또래에 비해 현저하게 늦었다.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이어가던 이씨의 부모는 음악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울다가도 음악이 들리면 울음을 그칠 정도였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악보를 볼 수 없었기에 부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이씨를 공주 박동진판소리전수관에 보냈다. 학업 능력은 부족했지만 판소리의 긴 가사를 한 번 들으면 바로 외우는 재능을 보였다. 판소리 선생님도 “절대 음감을 갖고 있다”고 감탄했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판소리 대신 흥이 많은 경기민요로 전공을 바꿨다. 공주여고 특수반에 진학한 후 각종 장애인대회에 참가하며 본격적인 장애예술인 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 단체와 노인복지센터, 특수학교 등 어려운 이웃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공연을 펼쳣다.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희망과 용기도 전했다. 한국을 대표해 일본과 태국, 몽골, 네팔, 오스트리아, 체코 등에서 한국 국악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그렇게 10년 동안 35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그런 공로로 2017년 제5회 대한민국 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 어워즈 심사위원장상, 문화체육부장관상, 교육부장관상, 2018년 일본동경골드콘서트 15주년 특별상, 지난해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장예총상임대표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 A플러스(+)장애인문화예술축제, 좋은이웃중앙회 등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이언우 충남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지원 양은 장애인소리꾼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장애인은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