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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병원노조 "의정부병원 건립에 대전 병원 경영 악화"
을지대병원노조 "의정부병원 건립에 대전 병원 경영 악화"
  • 박기원 기자
  • 승인 2020.11.04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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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집회 "재단, 지역 자본 수도권 유출해 환자 안전 저버려"
4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을지대병원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충청헤럴드 대전=박기원 기자] 을지대병원 노조가 내년 완공 예정인 의정부 병원으로 인해 대전 병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재단의 책임을 제기했다.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을지대병원노조)는 4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대병원이 대전에서 발생한 수익을 의정부병원을 짓는 데 투입한 탓에 대전 병원 경영이 악화됐다”며 “재단은 노조를 인정하고 임금 체계를 개편해 (대전)사람에게 투자하라”고 주장했다.

을지대병원노조 신문수 지부장은 “정당한 쟁의 행위를 준비하던 중 병원 고위 간부가 노조 간부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적이 있다”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의 투쟁 권한을 사측이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신 지부장은 지난 8월 28일 노조 사무실 간판 및 사인몰 설치를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충청연합회 김성남 지역장은 “을지대병원은 대전 목동에서 시작해 시민이 믿고 찾는 지역의 중심 병원으로 성장했다”며 "이를 망각한 을지재단은 지역 자본을 수도권으로 유출시켜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공공의료 환자 안전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자리에서는 대전 을지대병원 근로자의 처우 개선 및 지역 내 발생한 수익의 유출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본부 조혜숙 본부장은 “의정부에 새로 짓는다는 병원은 20층 건물에 면적은 2만평 정도로 규모 측면에선 전국 상위 수준”이라면서 “대전병원의 경우 900개의 병상을 운용할 수 있지만 경영 악화에 따른 구인난으로 절반 수준만 가동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어이가 없다”고 따졌다.

이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의정부에 투자하느라 건물 리모델링은 커녕 제대로 된 교육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역장은 “을지대병원은 지역의 동급 사립대에 비해 간호사 150명, 의료기사 100명 등 의료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병원이 지난해 거두어들인 수익은 420여 억 원으로 전국 76개 대학 병원 중 6위를 기록할 정도지만, 인건비 지출에는 한없이 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을지재단은 마땅히 대전지역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여 시민들에게 혜택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며 "을지대병원이 지역 거점 대학병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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