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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 안 바꾸나, 못 바꾸나
현충사,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현판 안 바꾸나, 못 바꾸나
  • [충청헤럴드=송준호 기자]
  • 승인 2018.0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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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종가가 충무공을 모시는 현충사 본전에 걸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조선 숙종 임금의 사액 현판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본보 2017년 12월 29일>한 것에 대해 종친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21일 CBS 노컷뉴스에 의하면 난데없이 발생한 집안 갈등을 두고 문화재청 산하 현충사가 두 집안 간의 소송전(戰)을 종용하는 등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충남 아산시 현충사 본전[사진=현충사홈페이지 켐쳐]
충남 아산시 현충사 본전 [사진=현충사 홈페이지 캡쳐]

이순신 종가 측은 현충사가 집안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항의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순신 종가는 지난해 9월 현충사 본전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 임금의 사액 현판으로 원상 복구해달라고 문화재청에 요구했다.

종가는 충무공을 기리는 현충사가 본래 취지와 달리 박 전 대통령의 기념관으로 변질됐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충사 본전에 걸린 박정희 대통령 친필 현판[사진=현충사 홈페이지 켑쳐]
현충사 본전에 걸린 박정희 대통령 친필 현판[사진=현충사 홈페이지 캡쳐]

당시 종가는 "현충사 현판 교체와 관련해 2017년 12월 31일까지 개선 방안을 제시해달라"라고 밝혔지만 문화재청의 답변이 없자 이달 1일부터 '난중일기' 원본 전시를 금지했다.

그러던 중 다른 사람도 아닌 이순신 장군의 종친회에서 '현충사를 애초 취지대로 돌려놓자'라는 종가의 요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덕수 이씨 충무공파 종친회 이종천 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숙종만 임금인가, 박 전 대통령도 임금"이라며 "종친회는 현판을 내려선 안 된다 보기 때문에 앞서 낸 가처분 신청으로 유물(난중일기)이 못 나가게 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현충사 현판 문제로 종가와 종친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 집안 간 갈등을 애초 현충사가 조장했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종친회가 종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현충사가 권유했다는 게 종친회 측의 주장이다.

종친회가 낸 소장에는 '현충사가 가처분신청과 소송을 권유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사진=CBS노컷뉴스 켑쳐]
종친회가 낸 소장에는 '현충사가 가처분 신청과 소송을 권유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진=CBS노컷뉴스 캡쳐]

종친회는 지난해 3월 자신들 소유도 아닌 난중일기 등 충무공 유품에 '유체 동산 점유 이전 및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즉 "종가가 소유하고 있는 충무공 유품이 현충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해달라"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종친회가 낸 가처분 신청의 배후에 현충사가 있는 것으로 지목됐다.
가처분 신청을 낸 종친회 스스로 "(현충사가) 미리 가처분과 소송을 해 (현충사에서) 유물이 반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은 종친회가 낸 소장에 고스란히 담겼다.

실제로 법원이 해당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이순신 종가가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려던 난중일기의 서울전시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순신 종가 15대 종부 최순선 씨는 이에 항의하고 나섰다. 최 씨는 "현충사가 집안 간 이간질을 하고 있다"라며 "종가 소유의 충무공 유물에 가처분 신청을 걸도록 조장하는 등 의도가 의심스럽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충사는 자신들이 집안 간 다툼을 종용할 이유가 없고 그런 적도 없다며 부인하고 나섰다. 현충사 관계자는 "집안 문제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라며 "소송도 종용한 적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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