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래 구청장 음성…"구민 염려와 불편 드려 죄송"
유성구 의원과 식사 같이 한 직원 등 31명 밀접 접촉

[충청헤럴드 대전=박기원 기자] 대전 유성구청이 공무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구청이 하루동안 폐쇄되고 본청 공무원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0일 오전 찾은 유성구청은 정문에서부터 차량을 통제하고 구청 앞마당에는 이동 선별진료소가 꾸려져 유성보건소 30여 명의 직원이 검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확진자(대전 585번)와 같은 2층 사무실을 사용한 공무원 150여 명이 먼저 검사를 받았다.
이어 순차적으로 구의회 직원을 포함해 나머지 직원에 대한 검사를 벌여 850여 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 대한 진단검사를 마칠 예정이다.


직원들은 체온 측정과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치고 2m씩 거리를 유지한 채 한 줄로 서서 초조한 마음으로 검사 순서를 기다렸다.
공무원 A씨는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감염되면 같이 사는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까지 피해를 끼친다는 점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코로나19 재확산되며 구청까지 폐쇄되고 전 직원이 진단검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며 "다행히 전 직원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구는 구청이 하루동안 임시 폐쇄됨에 따라 행정 공백 방지를 위해 동 행정복지센터, 사업소가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진잠도서관, 노은도서관 등에 거점오피스 4개소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시와 긴밀한 협조로 확진자의 감염 경로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구 청사 폐쇄로 인한 대민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공무원은 지난 5일 근육통과 두통 등의 증세로 내과를 찾았다 코로나19가 의심된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전날 검사를 받고 확진됐지만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구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10일 새벽 전 직원에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신의 차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 받으라는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지난 3일부터 이 확진자와 식사를 같이 한 직원 25명과 지난 8일 유성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회의 참석과 관련한 구의원 6명 등 모두 31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이 확진자와 접촉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접촉했다는 이유로 역학조사관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날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구민들께 염려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아침에 구청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본청 전 직원과 구의회까지 856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오전에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 직원을 격려하면서 상황에 대응하겠다"며 "추가 확진이나 밀접 접촉으로 직원들이 격리될 경우 발생할지 모를 업무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동 행복센터와 사업소 직원들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토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