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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 “대전에는 OO한 버스기사가 있습니다”
[휴먼스토리] “대전에는 OO한 버스기사가 있습니다”
  • [충청헤럴드=박상민 기자]
  • 승인 2018.01.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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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날씨가 무척 춥지요? 추우니 언 몸 주의하시고 건강하세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세요. 이 버스는 봉산행 2번 급행버스입니다. 고맙습니다(꾸벅)”

26일 아침 7시, 영하 13도의 날씨. 대전 중구 옥계동에서 출발하는 대전 유성구 봉산행 급행 2번 버스에선 한 사람 한 사람 승객이 탑승할 때마다 버스 운전기사 이광일 씨가 인사한다.

바구니에 무언가를 잔뜩 담은 할머니가 버스에 타려고 할 때 운전석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자, 할머니는 “고마워요. 날이 워낙 춰서...”하며 웃는다.

할머니는 “이런 늙은이에게 운전기사 양반이 저렇게 친절하니...세상이 달라졌구만” 하며 좌석을 찾는다.

운전기사 이 씨는 노약자석에 젊은 학생이 앉아있자 또 점잖게 자리 양보를 권한다.

“노인이 탑승하시니 미안하지만 할머니께 양보하시면 어떨까요?”

얼마쯤 갔을까, 이 씨는 “곧 은행동 커브길입니다. 커브길은 위험하고, 날씨도 추우니 정차 후 일어서서 하차하세요”라며 안전 요령(?)도 알린다.

버스가 대전역 정류장에 도착한 후에도 이 씨의 승객에 대한 인사와 친절은 여전했다.

“이제 대전역입니다. 사람이 많고 혼잡하니 조심해서 내리세요. 버스 내 손님들은 손잡이를 꼭 잡고 내리실 때도 커브길 조심하라”라면서 “시외 지역으로 가시는 손님 소지품 잘 챙기셔서 안녕히 가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하며 인사했다.

대전 지역 주요 노선을 달리는 이 씨의 친절함과 인사는 한결같다.

버스 승객 김 모 씨(43. 대전시 중구 옥계동)는 “출퇴근할 때 꼭 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저분(운전기사 이광일 씨)의 친절함은 항상 기분 좋게 한다”라며 “배가 침몰하면 선장이 승객을 두고 먼저 달아나고, 불이 나면 건물주가 몸을 숨기는 것과는 다른 이 시대의 의인(義人)같다”라고 칭찬한다.

다른 승객 이 모 씨 (62.여. 대전시 중구 선화동)도 “저 기사님의 인사성은 언제나 한결같다”라면서 “가끔 다른 버스를 타면 보는 기분 나는대로 급정거하는 기사와 인격적으로 달라보인다”라고 했다.

이 씨의 버스를 타고 내리는 모든 승객마다 감동을 받아 “기사님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하는 모습이 진정 착하고 친절한 대전의 모습이 아닐까.

같은 회사 동료 기사는 “이광일 기사님이 친절의 전도사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대전시장님, 친절의 전도사이신 이 기사님에게 친절의 상이 있다면 추천합니다”하며 껄껄 웃었다.

취재하는 기자나 이 버스를 승하차하는 승객들 모두 이 씨가 전하는 친절과 배려로 하루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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