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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면접관? 채용 비리 난무하는 금융계
아빠가 면접관? 채용 비리 난무하는 금융계
  • [충청헤럴드=박상현 기자]
  • 승인 2018.01.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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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금감원)은 소문으로 나돌던 금융계의 채용 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은행권 채용 업무 적정성 관련,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11개 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벌인 결과,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9건과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6건 등 채용 비리 정황이 드러난 22건의 사례를 적발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소문으로 나돌던 금융계의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사진= 충청헤럴드]
금융감독원은 27일 소문으로 나돌던 금융계의 채용 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진= 충청헤럴드]

놀라운 일은 서류심사와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던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이 임원 면접 때 최고 등급을 받아 채용되는가 하면, 인사 담당 임원이 자녀의 면접시험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적발된 은행에는 최근 채용 비리가 드러난 우리은행과 KB국민, 신한, 하나, 농협 등 국내 주요 은행이 모두 다 포함됐다.

이 가운데 모 은행에서는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이 불합격 대상임에도 임원 면접 점수를 임의로 올려 합격 시키는 바람에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이 합격 대상인데도 불합격 처리 됐다.

또 다른 은행은 사외이사·임직원·거래처의 자녀나 지인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고 우대 요건을 신설하거나 면접점수를 조작했다.

모 은행의 경우 사외이사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다른 지원자와 공동으로 최하점을 받자 서류전형 합격자 수를 늘리는 수법을 썼다.

또 다른 은행에서는 인사담당 임원이 자녀의 면접의 면접위원으로 참석 했고, 모 은행 역시 공채 필기시험에 응시한 임직원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기도 했다.

금감원은 채용 비리를 저지른 은행의 이름은 비공개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부분 은행에서 채용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적발한 채용 비리 정황을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은행에는 별도로 채용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수사기관에 의뢰한 수사 결과를 본 뒤 해당 은행과 임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비리의 수준을 고려해 최고 기관장에 대한 해임 권고도 나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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