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명의 사망자 등 1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원인을 두고 정치인들이 주말 현장에서 네탓 타령만 했다.
경남지사 출신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회관을 찾았다가 유족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37명의 사망자등 1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화재의 원인을 두고 정치인들이 주말 현장에서 네탓 타령만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1/2024_2423_5727.jpg)
항의는 한국당이 작년 소방, 경찰, 복지 공무원 인력을 충원하려는 정부 정책을 '포퓰리즘 추경'이라며 반대한 데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성난 유족이 "소방법 반대한 사람이 여길 왜 오냐?"라고 항의하자 자리를 떠났다.
홍 대표는 유족들의 강한 비판 속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날을 세웠다.
홍 대표는 참사 현장을 돌아보며 "대통령이 초동 대처를 잘했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면서 "정부가 아마추어가 되다 보니까 예방 행정을 모른다"라고 비난했다.
이는 이날 자신보다 먼저 분향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소방대원들이 비교적 빨리 출동하고, 초기 대응에 나서고 해서 화재가 2층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는데 그럼에도 유독가스나 연기 때문에 질식해 돌아가신 분이 발생했다"라고 말한데 대해 비판한 것이다.
![밀양세종병원 화재현장을 찾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1/2024_2424_023.jpg)
그러면서 "소방시설을 미리 점검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다"라면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나서 전국에 소방점검 특별지시를 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밀양 방문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달 전 소방특별점검을 하라고 문 정권에 요구했다"라면서 "그 충고를 받아들여 대통령이 전 행정기관에 소방점검 특별지시를 했다면 과연 이번 밀양 참사가 났겠느냐"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사고만 나면 책임 전가에만 급급하고 눈물 쇼만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만 하면서 전혀 정치적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라면서 "이번에도 쇼로 정치적 책임은 지지 않고 뭉개고 가는지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공방의 2라운드에서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대변인끼리 맞붙어 힘겨루기를 했다.
김 원내대표가 참사 현장을 방문해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라고 말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유가족과 국민을 위로할 때이지 막말 정치할 때가 아니다”라며 “막말 정치에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화재 참사를 수습하는 데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함에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화재 현장을 찾아서도 색깔론 공세를 퍼부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북한의 사전답사팀 때문에 밀양 화재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망언"이라는 것이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왼쪽)과 장제원 한나라당 수석대변인[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1/2024_2425_849.jpg)
한국당은 오히려 참사 현장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이 김 원내대표에게 말싸움을 먼저 걸었다고 반박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현장에 도착해 문재인 정권에 대해 엄중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 있는 자리에서 민주당 민홍철 경남도당 위원장 주변의 당직자 및 관계자들이 김성태 원내대표를 둘러싸고 야유를 보내고 폭언을 일삼은 행태가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있을 수 없는 비열하고 저열한 작태”라고 꼬집고 “그 현장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권에 엄중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그 순간에 물타기라도 하듯, 야유와 막말로 정치 공세를 하는 파렴치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저급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 달 남짓 동안 대한민국에서 100여 명의 국민들이 각종 재난사고 때문에 숨을 거두고 그 정점에 또 다시 발생한 밀양 대참사 현장 아닌가”라며 “집권 8개월 동안 대한민국 안전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에 민주당과 집권세력의 최소한의 반성은 커녕 밀양 대참사 현장마저 야유와 막말을 동원해 면피하려는 후안무치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 엄중한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