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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여검사가 직접 나섰다... 진실 밝혀지나?
"Me too" 여검사가 직접 나섰다... 진실 밝혀지나?
  • [충청헤럴드=배태호 기자]
  • 승인 2018.01.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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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일 당시 법무부검찰국장 "나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고, 서 검사를 모른다" 성명

법무부 고위 간부로부터 강제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한【본보 29일자 중요 기사 보도】 서지현 검사 (본보 A 여검사 표기)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안태근 법무부 정책기획단장(본보 B 검사로 표기)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검찰에서 퇴직한 안 검사는 “그 일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받은 일은 없으며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종편 jtbc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가 지난 2010년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안태근 법무부정책기획단장이 성추행을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진 외편부터 손석희 앵커, 서지현검사와 인태근 전단장, 최교일 자유한국당의원[사진 =SBS방송켑쳐. 안태근전 단장.최교일의원]
종편 jtbc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가 지난 2010년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안태근 법무부정책기획단장이 성추행을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진 왼편부터 손석희 앵커, 서지현 검사와 인태근 전 단장,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 =jtbc뉴스룸 캡처. 안태근 전 단장. 최교일 의원]

창원지검 통영지청의 서 검사의 폭로는 29일 저녁 서 검사가 ' JTBC 뉴스룸' 출연해 자신이 성추행 피해 당사자임을 밝혀 일파만파 확산됐다.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도 사건이 확대되자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되면 책임을 묻겠다”라는 입장이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 26일 검찰청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e-Pros)’에 글을 올려 8년 전인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건을 은폐했다"라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방송에서 구체적인 성추행 행동을 털어놨다. 서 검사는 방송에서 “안 검사가 옆자리에 앉아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 시간 동안 했다”라며 “주위에 검사도 많았고 법무부장관까지 있는 상황이었다"라면서 "이런 상황이라 몸을 피하면서 그 손을 피하려 노력했지, 대놓고 항의를 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8년이 지나도록 가해자로 지목된 안 검사의 사과는 없었다. 안 검사는 서 검사의 폭로 글이 올라오자 “오래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로 기억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서 검사는 “(검찰 내에서)성추행, 성희롱뿐만 아니라 사실은 성폭행도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전부 비밀리에 덮였다”라고 폭로 하면서도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검찰내부통신망에 서지현 검사가 8년전 한 장례에식장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데 이어 29일 jtbc뉴스룸에 출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jtbc뉴스룸 켑처]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서지현 검사가 8년 전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데 이어 29일 jtbc뉴스룸에 출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jtbc뉴스룸 캡처]

이에 대해 서 검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말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추행 부분은 보고 있던 사람이 많아서 부인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사 불이익은 검찰 인사가 워낙 비밀리에 이뤄지고 일부 내부 사람들만으로 이뤄지는 거라서 사실 밝히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인터뷰 말미에 “제가 나오게 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라며 “첫째는, 저는 제가 성실히 근무만 하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당당히 근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검찰 조직 개혁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이뤄질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고민이 많았지만,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서 검사는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피해를 입은 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고 역설했다.

사실이 알려지며 SNS에는 안 검사의 간증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영상에서 안태근 전 단장은 “그동안 순탄한 공직 생활을 해오며 모든 게 내 노력으로 빚은 결과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최근 뜻하지 않은 일로 본의 아니게 공직을 그만두면서 교만한 과거를 되새기게 됐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혼자 힘으로 성취해왔다고 생각한 교만을 회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라고 숨죽여 흐느꼈다.

그는 “공직을 억울하게 그만둔 후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하루하루 괴로워했지만 지금은 믿음을 느끼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라고 간증했다.

한편 이 같은 안 전 단장의 서 검사 추행 때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자신이 '검사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건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없다"라며 반박했다.

그는 이날 설명 자료를 내고 "최근 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 보도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저는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저는 2009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했고 서 검사는 2011년 2월 서울북부지검에서 여주지청으로 이동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저는 이 사건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이 사건과 관련 당시부터 지금까지 서 검사와 통화하거나 기타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라면서 "이 사건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서 검사도 당시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무마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 성추행 공론화에 앞장섰던 임은정 검사는 해당 사건 당시 검찰 윗선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사진=연합뉴스]
검찰 내 성추행 공론화에 앞장섰던 임은정 검사는 해당 사건 당시 검찰 윗선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임 검사는 29일 오후 자신의 SNS에 “성추행 사건 당시에 서 검사님께 해당 사건 감찰 협조를 해달라고 설득했다"라면서 "하지만 가해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날 오후 모 검사장님이 호출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냐’라며 내게 화를 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피해 검사 및 관련 검사들의 폭로가 이어지자 검찰 내에서도 ‘ME TOO’ 운동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는 이날 9시 기준 성추행 사건 관련 진상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총 27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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