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헤럴드 서산=박종명 기자] 독극물 중독 상태로 구조된 야생 독수리가 자연 품으로 돌아갔다.
충남도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본부장 김병수 공주대 교수)는 8일 서산시 부석면 창리 서산버드랜드 인근에서 구조 야생 독수리 방사행사를 개최했다.
방사한 독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난 1∼2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천안, 아산, 서산, 당진 등지에서 구조했다.
농경지에서 비행 및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발견된 독수리들은 소낭에 먹이가 가득차고, 침흘림과 설사, 마비 등 전형적인 농약에 의한 2차 중독 증상을 보였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구조한 독수리들을 공주대 예산캠퍼스 내 센터로 옮겨 소낭 내부 오염물을 제거하고, 수액과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했다.
치료 후에는 센터 사육장 내에서 비행 등 재활 훈련을 진행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수리과 맹금류에 속하는 독수리는 사냥 대신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며 “이번 방사 독수리들은 구조 당시 농약을 먹고 죽은 동물을 섭취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이 독수리들이 북상하기 전까지 방사지 인근에 먹이를 제공하고 적응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각 독수리에 부착한 가락지 인식표를 통해 국내외 이동과 생태 특성 등을 파악해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우성 도 문화체육부지사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야생동물 구조 실적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덕분”이라며 “신속한 구조·치료체계 구축으로 생태계 보호와 생물 다양성 증진에 도움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와 공주대의 협약에 따라 지난 2010년 문을 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첫해 220마리를 시작으로 2015년 889마리, 2020년 1785마리, 올해 219마리 등 총 1만 953마리를 구조해 37.2%인 4070마리를 자연 품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