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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국회의원 미투운동에 나선 이유는?
이재정 국회의원 미투운동에 나선 이유는?
  • [충청헤럴드=배태호 기자]
  • 승인 2018.02.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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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2일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 번을 썼다 지우고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라면서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미투 그리고 위드유(#Me Too 그리고 #WithYou)"라고 밝혔다.

공인으로서는 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미투 지지 선언을 한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폭로이후 지난달 30 일  가장 먼저 이 미투 지지 선언을 한 더불어 민주당 이재정 의원[사진=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지난달 30일 가장 먼저 미투 지지 선언을 한 더불어 민주당 이재정 의원 [사진=연합뉴스]

그는 이날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화인터뷰를 통해 '미투'운동에 동참했다.

김현정 PD는 이 의원의 최근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로 시작하는 페이스북의 글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물었다.

이 의원은 "동참하기 위해 한 일이다"라면서 "이 글이 모든 구체적인 사실을 다 담지는 않았지만 저는 결단한 거고 분명히 내용을 밝힌 것인데 저에게 굉장히 상처가 됐던 말들이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했느냐고 물어서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주변에서 페이스북까지만 올리고 더 이상의 인터뷰는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전하면서 "그런 말 또한 상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정 국회의원과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사진=충청헤럴드]
이재정 국회의원과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충청헤럴드]

이 의원은 "당시 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와 갈등을 빚어서 어떤 이득을 볼까 싶었다"라며 "그렇게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그분에 대해서 이제 사회 초년병인 제가 법조계에서 어떻게 버틸까 하는 것 때문에 감행할 수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취업 과정에서 취업을 하려고 했던 회사의 로펌의 대표였는데 그 이후에도 그분은 계속 전화를 해왔다"라며 이 의원은 "제가 그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도 계속 전화를 해왔다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을 했다.

김 PD는 "왜 전화를 한 거냐"고 묻자 이 의원은 "제가 했던 거부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친근감의 표시를 지속한 것"이라며 "보통 남성 가해자들이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분은 제가 처음도 아니고 제가 마지막도 아니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CBS 간판뉴스프로그램인 김현정 PD의 뉴스 쇼[사진=CBS켑처]
CBS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김현정 PD의 뉴스쇼 [사진=CBS 캡처]

김 PD는 이와 관련해 "자기 신분이 저런데 나한테 감히 할 수 있을까. 못 할 거라는 확신이 드니까 자꾸 전화하면서 오히려 친근감을 표현한 것 아니겠냐"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그 자신감이 저를 더 위축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용감하게 나섰다라고 생각하는 이재정 변호사였지만 제 문제에 대해서 저의 피해자성을 드러내고 부딪쳐 싸우기에는 제가 겪어야 될, 개인이 겪어야 될 여러 가지 불이익들이 너무 생생하게 상상이 돼서 사실 감행하지 못했다"라고 오랜 시간 숨겨와야만 했던 이유를 고백했다.

이 의원은 YTN '시사 안드로메다‘에 출연해서도 고백을 했다.

이재정 의원이 출연한 ‘시사 안드로메다’는 3일 밤 11시 20분 YTN라디오를 통해 방송되고 이어 자정에는 팟캐스트에서 무편집본으로 방송된다.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 Too 그리고 #WithYou”라고 적은 글의 의미를 묻자 "(13년 전) 변호사 시절 문제점을 제기하고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던 한 사람이었지만 개인적 문제를 공론화하기는 어려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변호사 취업과정에서 있었던 일로 (가해자인) 그분은 검사장 출신 모 로펌 대표였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그 로펌에 고용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고용시장에 던져지는 마당에 불미스러운 일에 초점 맞춰졌을 때의 제 진로도 걱정됐다”라며 당시 성추행에 대응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재정 민주당의원이 3일밤 YTN라디오의 '안드로메이다' 출연, 서지현검사의 성추행피해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의 동참이유등을 밝힐 예정이다[사진=YTN켑쳐]
이재정 민주당의원이 3일 밤 YTN라디오의 '안드로메이다' 출연,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시작된 미투운동의 동참 이유 등을 밝힐 예정이다. [사진=YTN 캡쳐]

이어 “전문직 여성이 더 당당할 것 같지만 가장 두려운 게 뭔지 아느냐, 앞에 여성이 붙는 것이다”라면서 “여성으로서 피해자가 되었을 때 나로서는 그 여성성이 전문성을 훼손하는 느낌, 그리고 그 꼬리표를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 부담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이재정 국회의원이 소방관 국가직화에 목소리를 내도 시간이 부족하다, 사법개혁 특위 위원으로서 검찰개혁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재정이 미투에 동참해버리면 모조리 미투로 매몰될 것이라고 걱정하시기도 한다"라며 “저도 그 안에서 고민했다"러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서지현 검사 입장이 되어봤다"라면서 "서 검사도 수사권을 행사하고 피의자를 심문하는 검사로 전문적인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 사적인 피해를 통해 자신이 규정되는 것은 낯설고 두려웠을 것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다면 나도 이런 고민을 뒤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떤 일을 당했는지 파편화한 사건의 나열로만 보도되거나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서 검사가 말한 것처럼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가 아니라 저 자신조차 오랜 시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여러분들이 들여다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경북성화여고와 경북대 사법학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나와 제45회 사시에 합격(사법연수원35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장, 민변 사무차장, 법무법인 동화변호사를 거쳐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위원, 헌법개정특위위원 등을 지내고 제20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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