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장관은 2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성추행 범죄 관련 보고를 했지만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조치가 미흡했다"라며 사과한 뒤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적극 대처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법무부에서 열린 성범죄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지현 검사가 겪었을 고통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알게 된 후 취한 법무부 차원의 조치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매우 미흡했을 것"이라며 "또한 이메일 확인상의 착오 등으로 혼선을 드린 데 대해서도 대단히 송구스럽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서 검사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 폄훼 등은 있을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라고 거듭 밝혔다.

성범죄대책위원회 발족과 관련, 법무부는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외부전문가 및 교정본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등 내부 여성공무원의 참여하에 성희롱과 성범죄 피해 전반을 점검하고 피해여성 지원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앞으로 위원회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위원회의 권고를 적극 수용하는 등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박 장관이 입장을 발표한 후 문홍성 법무부 대변인과 황희석 인권국장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문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서 검사와 법무부 관계자와의 면담이 이루어진 이후 법무부의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있었는지에 대해 "창원지검 통영지청창에게 바로 연락을 해서 서 검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한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조치를 취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성추행과 관련된 조치가 없었다는 지적에 "성추행 관련 문제와 인사 관련 문제가 있었고 인사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그 자리에서(면담시) 충분히 설명을 해줬다"라면서 "성추행 관련된 문제는 피해자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하지 않는 이상은 어떤 조치를 외부에서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 검사가 성추행 관련해서 진상조사를 요구한 상황은 아니었다"라면서 "성추행 이후 인사상 문제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고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를 해달라든가 공론화하고 싶다는 의사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감찰하거나 조사할 때 본인의 의사를 제일 존중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조사를 요구하거나 명확한 감찰을 요구할 때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가 있다"라며 "성추행을 당했다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조사하는 순간 2·3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의사표시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서 검사를 만난 이는 피해센터나 인권과 소속이 아니라 인사를 총괄하는 검찰과장이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의 문제제기를 단순하게 인사 문제로 치부한 것 아니냐'라는 의혹에 문 대변인은 "일선청에서 근무하는 검사이고 관련해서 법무부에서는 소관이 검찰국이다. 인사 관련 고충도 메일에 포함돼 있었고 그 고충과 관련된 것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검찰과다"고 밝혔다.

또 서 검사가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2차 피해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검찰 내부 구성원을 먼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라며 "내부에서 서 검사에 대한 비난이나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충청헤럴드=박상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