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고 할까요?"... "글쎄..."
"교수라고 할까요?"... "글쎄..."
"그려면 시인이라고 할까요?"..."글쎄.. 시인이란 표현이 제일 가깝습니다."
"왜? 저를 아는 이들은 현직 기자일 때부터 충청도 양반 시인이 오네, 가네 했으니까."
보수논객으로, 그리고 서울신문 여러 부서의 부장데스크와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으로 50년 가까이 언론활동을 하는 충남 아산이 고향이면서 대전고와 연세대 법정대를 나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석사),명지대 대학원 (행정학박사)에서 공부하고 한체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장석영 시인(75)이 3일 충청헤럴드에 자신의 시집 신간을 보내왔다.
![충청출향 언론인 장석영 시인겸 한체재 교수가 200여편의 시를 모은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않는다'는 시집을 출간했다.[사진=충청헤럴드]](/news/photo/201802/2140_2596_3535.jpg)
그의 시집 이름이 언젠가 누구한텐가 들은 듯하여 물었더니 서울 명동 쎄시봉 무대에서 말할 기회가 있어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것이 유명해진 것 같다며 이는 제가 평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라고 전했다.
그의 시집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인간과 문학사 출판>에는 기자 때부터 틈틈히 써왔던 주옥과 같은 시 200여 편이 모아졌다.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공부한 충청출향인인 언론인겸 교수인 장석영시인[사진=충청헤럴드]](/news/photo/201802/2140_2597_4446.jpg)
시는 1부에서 9부로 나뉘어 수록됐다. 제1부 '축복'편 충남 아산인 고향 뒷동산의 추억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제2부 '비 오는 날', 제3부 향수, 제4부 '밤의 연가', 제5부 '물망초'편으로 이어진다.
또 6부' 행복에 이르는 길'에서는 고향의 찔레꽃과 아산만 바닷가의 추억이 소재였고, 제7부 '석양'에서는 하나님을 만나 아침에 드리는 기도와 충청도 고향지인과 출향인들에 대한 감사함을, 제8부 '가을의 편지에서는 진솔한 삶의 단상을, 그리고 제9부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편에서는 소박하고 작은 행복들을 심지어 봄소식과 아침산책의 기쁨, 감사일기 등도 실었다.
1부에 실린 '어미니'란 시는 이렇다.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
어머니 회갑 때 찍은
손바닥만한 낡은 사진
고운 원삼 예복에
족두리쓰고 병풍을 뒤로하고
잔치상 앞에 앉으신 인자하신 모습
아스라히 추억속을 헤메게 합니다.
생전에
주님을 모르셨지만
몸소 이웃사랑 실천하시며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지말고 착하게 살라고 당부하시던 말씀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머니를 그리는 회갑 때 찍은 낡은 사진으로 시를 썼다. 홀로된 나 지금,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남모르게 흘리던 장 시인의 모습이 선하다.
![충청출향 언론인 장석영 시인겸 한체재 교수가 200여편의 시를 모은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않는다'는 시집을 출간했다.[사진=충청헤럴드]](/news/photo/201802/2140_2599_4831.jpg)
'동학사(東鶴寺'란 시는 또 이렇다.
은선폭포 휘감고
불어오는 바람은
찬란한 단정 추녀 끝
풍경소리로 하얗게 울고
밤 새내린 비로 넘치는
계곡 물소리 들으며
숲사이 작은 길 따라 팔자걸음 걷는 동안
산사뒷 담
이끼 낀 기와위에선
까만 눈 청설모가 한낮을 졸고 있다.
시간 속따라 흐르는
중생들 줄지어
몰려 들어도
허리굽은 늙은 노송은
늘 넉넉한 미소로 맞는다.
장 시인은 지난 2008년 한맥문학에 '저녁바다' 등을 발표해 시단에 등단, '월간문학', '한맥문학', '문학세계', '현대문학사조', '인간과 문학' 등에 시를 써왔다.
그는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맥문학가협회 한국예술 문학저작가협회, 삼강시인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집을 내는 데 주저했다.
충청 출향 명사 모임 백소회의 임덕규 회장(월간 티플로머시회장. 전 국회의원)은 "똑소리나는 기자였고, 그렇지만 가슴이 늘 따뜻했던 그가 교수활동과 신앙활동을 하며 쓴 주옥과 같은 시를 모두 모아 출간하자고 했지만 손사레를 쳐서 설득했고 출판사들의 1년여간에 걸친 권유로 어렵게 낸 시집"이라고 귀띔했다.
장 시인은 "시집을 내려고 글(시)을 쓴 것은 아닌데, 주위 문학동인들의 간곡한 권유로 1년여간 버티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라면서 "시인의 가슴은 늘 겨울과 봄 사이가 되어야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영원한 어린이처럼, 꽃의 웃음소리와 돌멩이들의 속삭임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고백한다.
문학 평론가인 유한근 전 SCAU 교수는 그의 시에 대해 "정제된 언어로, 감정이 극도로 배제된 이미지의 시는 한축에서 시의 음악성으로, 신비로움과 성스러움의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시평을 했다.
이어 "요컨데 장석영를 관통하는 모티브는 '사랑'이며, 이 사랑은 인간적인 사랑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모티브에는 (윤동주 시인처럼)기독교적인 사랑, 애민 등이 들어있어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