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는 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MBN 취재 거부와 관련, '언론 통제 시도', '언론 탄압'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제1야당 대표가 기사의 한 구절을 문제 삼아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당 출입 금지와 당 차원의 취재 거부 지시를 내리는 등 비상식적 결정으로 언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야당의 대표이자 법조인인 홍 대표의 이번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조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하고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대표의 MBN 취재 제한 조치를 명백한 언론 탄압으로 규정한다"라면서 "홍 대표의 의도대로라면 본인의 입맛에 맞는 언론 취재에만 나서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기자협회는 "홍 대표 개인적 신상 발언에 대한 기사를 빌미로 자유한국당 당원들에게 취재와 시청을 거부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라며 "이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는 "MBN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잘못된 언론관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도 지난 2일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라고 해서 기자를 현장에서 퇴장시키고, MBN 부스를 빼는 등의 행위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처사"라며 "선별적 취재 대응으로 기자들을 순치하려는 과거 권위주의 권력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MBN은 앞서 지난 2일 아침 온라인에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라고 보도했다가 일부 표현에 실수가 있음을 파악하고 35분여 만에 삭제했다.
또 '제목을 줄이는 과정에서 문법적 실수가 있었다'라며 정정 보도를 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에 대해 "가짜뉴스를 보도한 MBN에 대한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당사 출입 금지, 취재 거부 등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성명전문]
<성명 전문>
홍준표 대표는 MBN에 대한 언론통제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언론의 소명이자 기자의 역할이다. 그리고 언론 보도는 기자들의 다양한 취재 노력의 결실이다.
그럼에도 제1 야당의 대표가 기사의 한 구절을 문제 삼아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당 출입 금지와 당 차원의 취재 거부 지시를 내리는 등 비상식적 결정으로 언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2018년 2월 2일 신임당협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온라인에 게재된 MBN 기사의 일부 표현을 문제삼아 해당 언론사 기자를 취재현장에서 쫓아내고 자유한국당 출입 금지와 당 소속 의원 및 당직자에게는 취재거부를 지시하는 한편 당 차원의 MBN 시청거부 운동 등의 조치를 내렸다.
야당의 대표이자 대한민국의 법조인이기도 한 홍준표 대표의 이번 결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정보도 또는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조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하고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홍준표 대표의 MBN에 대한 취재 제한 조치를 명백한 언론탄압으로 규정한다. 홍 대표의 의도대로라면 본인의 입맛에 맞는 언론에만 취재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국민이 언론에 부여한 역할을 무시하고 본인의 홍보에만 나서겠다는 것인가?
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표의 개인적 신상 발언에 대한 기사를 빌미로 자유한국당의 당원들에게 취재와 시청을 거부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홍준표 대표는 지금이라도 MBN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잘못된 언론관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공당의 대표로서 가져야 할 품격과 자세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2018년 2월 5일 한국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