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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충남도청서 출마 선언하고 곧장 국회가서 재탕회견하는 걸까"
"왜 그들은 충남도청서 출마 선언하고 곧장 국회가서 재탕회견하는 걸까"
  • [충청헤럴드=배태호 기자]
  • 승인 2018.02.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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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정의 책임자가 되겠다며 충남도청에서 한결같이 충남사랑, 지방분권을 내세운 여권 출마자들 3명 모두 오후에 국회 정론관으로 뛰어간다.

한결같이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 지방분권 강화 운운하면서 정작 자신은 따로 국회를 찾아가 중앙언론들에게 출마회견을 재탕하면서 모든 것을 다 내놓는다.

중앙 정가에서는 '단 한 줄, 단 한 컷이 아쉬운 판이기에 매체의 홍보 위력이 큰 곳을 찾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충청 정가에서는 충청인의 애정을 돋보이기 위해 충남도청에서 오전 출마회견을 통해 중앙권의 문제를 지적하고 지방분권 강화에 침을 튀기면서도 뒤에서는 발길을 그 반대인 서울 국회로 달려가는 것이다.

충청권의 한 전직 언론인은 "과거 충청권 중진들 중에 몇몇은 선거 때 '난, 충청 출신이니 충청도를 사랑해' 어쩌구 하고는 금배지를 달면 임기 내 나몰라라 하던 인물들이 있었지만 실패한 정치인들이었다"라고 귀띔한다.

여권내 충남도지사 출마예정자들이 자치분권강화를 내세우며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곧바로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으로 달려가 '출마인사'를 앞세워 재탕회견을 하는 모습을 충청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사진=충청헤럴드]​
여권 내 충남도지사 출마 예정자들이 자치분권강화를 내세우며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곧바로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으로 달려가 '출마 인사'를 앞세워 재탕회견을 하는 모습을 충청 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 [사진=충청헤럴드]​

그는 "충청권 현지 기자에게는 보도 자료하나 제대로 내지 않고, 눈길도 제대로 안 주면서 밤만 되면 중앙 언론 햇병아리 기자들을 찾아다니며 술과 밥을 사며 머리를 조아리던 시대가 있었다"라며 "이번 출마자들은 지방분권 강화를 외쳤다면 지역 홍보와 정책 개발에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래서 최근 국회정론관의 기자 중에는 "충청도지사 출마 예정자들이 오전에 충남에서 회견을 갖고 오후에는 국회에 '출마 인사 차'라는 명분으로 재탕회견하는 모습은 '작은 집 사람이 큰집에 인사를 하러 오는 웃기는 모습 같더라"라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에서 물러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뒤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회로 달려간 그는 이날 국회 기자들의 '친안희정, 친문재인 수식어가 붙는다'라는 지적에 "저는 친안이기도, 친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충남 내포시의 충남도청 전경[사진=충청헤럴드]
충남 내포시의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청헤럴드]

그는 충남도청에서 가진 출마회견 뒤 국회 정론관에서 재탕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친구이며 동지이고 제가 대변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가 대변인이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친문과 친안을 넘이 이제는 친민(親 국민)·친충(親 충청도)이 박수현이 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변인은 '출마를 위해 퇴임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 말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그냥 마음으로 미소해주는 분이라 따뜻한 미소로 격려해 주셨다"라고 전했다.

안 지사의 정책과 관련 그는 "완성한 것은 완성한 대로 계승발전하고 아직 완성하지 못한 과정 중에 있는 부분은 더 힘을 보태서 완성할 것이다. '3농 혁신'이 그 중 하나다"라며 "안희정 지사의 '3농 혁신'에 대한 비판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더라도 정치공방을 하는 정치프레임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4일 여권 현역의원 중에서 제일 먼저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충남도청에서 출마를 선언한 뒤 발걸음을 국회 기자실이 있는 정론관으로 향했다. 현역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점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바로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추미애 당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충남도청 CI. 오는 6.13지방선거에 더불어 민주당 충남지사에 출마를 선언한 왼쪽부터 박수현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양승조 국회의원[사진=충청헤럴드]​
​충남도청 CI. 오는 6.13지방선거에 더불어 민주당 충남지사에 출마를 선언한 왼쪽부터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양승조 국회의원 [사진=충청헤럴드]​

면담 자리에서 추미애 당대표가 "양승조 의원님의 충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축하드리고 당대표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축하의 말을 전하고 양승조 의원은 "격려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화답했다.        
양 의원은 그 뒤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노인회임원진과 함께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어르신 복지정책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누었다. 

양 의원은 어르신들 복지 증진을 위한 '경로당 지원법' 대표 발의, 기초연금 인상 등 굵직굵직한 노인복지 현안들을 해결해온 만큼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노인복지 정책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충남도청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 복기왕 아산시장도 오후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또다시 가졌다.
복 시장은 "민주주의 한 길에서 국회의원과 두 번의 아산시장을 거치면서 쌓아온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철학과 경험을 바탕으로 민선 7기 충남도지사 출마를 결심했다"라며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6월의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길목"이라며 "적폐청산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6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 분권 대한민국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며 "현재의 국무회의에 권역별 지방정부의 대표들이 서울시장과 똑같은 권한과 자격을 갖고 참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희정 지사가 추진했던 3농(농어촌, 농어민, 농어업)혁신을 분권시대의 충남도정에서 철저하게 계승, 발전시키겠다"고도 밝혔다.

이처럼 지방분권시대를 외치면서, 여차하면 권력이 비대하고 집중된 국회로 재빨리 옮기는 여권의 충남 도지사후보들.

충청 정가와 충남도청 일부 출입기자들은 "좋게 보면 납득이 가지만, 충청권 정치인들이 충청을 무시하고 걸칫하면 서울로 올라가 그곳 기자들과 홍보를 의뢰하고, 어울리고, 서울의 기자들에게만 홍보하는 일부 충청인의 정치 구태가 이들에게 젖어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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