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23 08:46 (수)
[성광진의 교육희망] 스마트폰은 공부의 적?
[성광진의 교육희망] 스마트폰은 공부의 적?
  • 충청헤럴드
  • 승인 2021.05.26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스마트폰은 학교에서 골칫거리(?)이다. 일부 중등학교는 학생이 스마트폰을 아예 갖고 오지 못 하게 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학교는 학급별로 수거하였다가 종례와 함께 돌려준다. 스마트폰을 수업시간에 몰래 보다가 걸리면 벌점을 받는 등 제재가 뒤따른다. 학교에서는 이 신문물이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사에 의해 2007년 탄생한 ‘아이폰’의 등장으로 돌아가 보자. 겨우 13년 남짓한 시간에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켰다.

지금 모든 사람들에게 신체의 일부처럼 되어버린 것이 스마트폰이다. 손에서 벗어나면 누구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이 이 기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이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면 정상적으로 살아가기가 힘들다. 정보와 지식의 습득은 물론이고 상품의 구매, 은행업무, 길잡이 등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 궁금한 게 있다면 어떤 분야의 권위자나 교사, 친구 등에게 묻지 않는다. 그저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하면 된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찾는다. 한마디로 검색이 지적인 두뇌 활동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검색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지적 능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다. 수업도 없고 교사가 없어도 검색을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학습을 오로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식과 정보의 학습을 학교가 독점하던 시대는 일찌감치 지나갔다. 지금은 온라인 교육기업들의 강의를 언제든 필요에 따라 들을 수 있고 새롭게 미디어 강자가 된 유튜브로도 모든 학습이 가능하다. 이런 환경에서 학교가 스마트폰을 학습의 적으로 간주하고 사용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검색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지금도 교실에서 인터넷과 연결해 학습에 활용해온 교사들이 많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다양한 교수-학습방안을 교사들이 스스로 개발하도록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교육도 변해야 아이들의 미래가 보장된다. 스마트폰은 공부의 적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거부라고 본다. 

스마트폰의 이용은 혁신적이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는 않다. 가짜뉴스가 창궐하고, 온갖 사기와 비윤리적인 행위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배척하는 것은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것이다. 부작용이 두려워 혁신을 배척하는 것은 대원군의 쇄국과 다를 바 없다.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도 학교가 해야 할 역할이다.

교사들이 앞장서서 학생들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 기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 기계를 활용하여 학생의 진로를 탐색하고 인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창조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스마트폰은 새로운 기회이다. 학생들이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자신의 미래를 탐구하여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교도 협력했으면 한다.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필자 약력>

1985~2017년 2월 대전고 등에서 교사 활동
전 전교조대전지부장
전 대전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
현 대전교육연구소 소장
현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