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교사가 유료 사이트 운영 합법... 불특정 성적대화는 징계 미지수"

[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대전 모 여고 A교사의 부적절한 '이중 생활'이 드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온라인 유료강의사이트를 개설한 것도 모자라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성적인 대화까지 나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당 사이트를 정말로 자신의 학교 교사가 개설했는지 설왕설래하면서도 사이트에 해당 교사의 실명과 전화번호, 집주소까지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B씨는 최근 딸과 친구들의 카톡 내용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녀의 핸드폰에 저장된 캡처 사진에는 이 학교 교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자기소개서 작성과 입시 컨설팅 알선 등을 하고 있었던 것. 더구나 상담내용인 것처럼 보이는 대화글에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질문에 성행위를 연상하는 답변까지 올려놓았다.

B씨는 "교사가 겸직금지의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도 화가났지만 더 끔찍한 것은 캡처 사진 일부에서는 학생들과 성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거나 모 여학생의 몸매를 품평하는 내용이 있었다"며 "대전지역 여학교에서 끊임없이 스쿨미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대전시교육청은 학교 선생들의 성범죄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31일 학부모가 제보한 캡처 사진에는 입에 담기 힘든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이 학교 교사가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쌤의 문법쇼'라는 사이트는 국어문법에 대한 꿀팁 강의를 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고, 2만원 안팎에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대입 모의 면접지도 3만원, 자기소개서 첨삭 지도 1만원, 대입 수시지원 및 컨설팅 1만원, 인문계 대입 논술 첨삭지도 1만원 등의 상품을 올려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이트 대화창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이다.
"지하철역 자판기에서 파는 콘돔 사구려 콘돔인가요?"라는 질문에 해당 교사는 "아니요. 드럽게 싸구려 개구려 X나 구려 콘돔입니다."라고 답하거나 "여자 쓰리사이즈 몸매 괜찮나요? 제 쓰리사이즈는 33-28-34인데 몸매 괜찮나요? 오늘 친구한테 배만 나왔다고 디스받아서 심란합니다"라는 질문에 "아, 상상했는데 너무 좋은데요"라고 답했다.

또다른 답변글에는 "메이드, 간호사, 바니걸스, 가터벨트, 채찍 정도면 쉽게 구할수 있는 것 중에서 최고의 룩입니다. C컵이시니 뭘 입어도 남친 입 벌어질듯"이라거나 "나 사실 나를 찐짜 주고 싶었다. 근데 내가 이상해보일까봐 말을 못하겠어. 너는 너를 주고 싶지 않아? 나만 XX같아? 내가 이상한거야? ㅠㅠ" 등을 남겼다.

학부모 B씨는 자녀에게 재차 이게 무슨 내용이냐고 다그쳐 물었고, 자녀는 자기 학교에서 여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A교사에 대한 캡처 사진이라고 울먹였다고 한다.
B씨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겠지만 공립학교 교사가 기본적인 겸직금지의무를 저버리고, 사이트에 자신의 강의를 파는 게 가능한 일이냐"며 "교사가 그런 사이트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놓고, 부적절한 성적 농담을 답변이라고 올려놓다니 교육이 어쩌다 이렇게 추락했는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아무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답변이라도 사이트 개설 목적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만큼 대전시교육청과 대전경찰청 등이 성범죄 사안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해당 여고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요즘에는 공립학교 교사들도 겸직신청을 하면 얼마든지 유료 사이트를 열고, 강의를 사고 팔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교사가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부적절했지만 '불특정'이라는 점에서 징계 대상은 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학교 관계자는 "일단 해당 교사가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맞다. 올해 다른 학교에서 전근왔고, 해당 내용은 전에 있었던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해당 제보에 대해서는 대전교육청에 보고했고, 교사들에 대한 성 관련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