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23 08:46 (수)
"쉬어야 일도 잘돼" "월급 깎이면?" 주4일제 당신의 생각은?
"쉬어야 일도 잘돼" "월급 깎이면?" 주4일제 당신의 생각은?
  • 박정하 기자
  • 승인 2021.06.06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기업 속속 도입 '실험'… 일부는 경영악화
직장인들 "워라밸" - "일자리 축소 우려" 찬반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주4일제 근무가 도입되고 있다. 이를 두고 직장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의가 이어지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주4일제 근무가 도입되고 있다. 이를 두고 직장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의가 이어지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충청헤럴드 박정하 기자]

[충청헤럴드 박정하 기자] 미국·일본·스페인 등에서 주4일제 도입 바람이 불면서, 국내에서도 IT기업 중심으로 도입 '실험'이 시작되고 있어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스웨덴·노르웨이 등은 주4일제 근무 형태를 안착시킨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일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갖춰 좋다"는 찬성 입장과 "급여가 줄거나, 일자리가 없질 우려가 있다"는 반대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주4일제 근무'에 대해 직장인 11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8.3%가 '찬성' 한다고 답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달 함께 실시한 주4일제 관련 설문조사. [자료 잡코리아 제공]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달 함께 실시한 주4일제 관련 설문조사. [자료 잡코리아.알바몬 제공]

그 이유로는(복수응답)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50.1%), 은행, 병원 등 개인적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이생겨서(46.2%), 업무 스트레스를 겪지 않아도 돼서(25.0%) 등 순으로 조사됐다.

주4일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직장인들은(복수응답) 급여가 감소될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73.5%), 업무 과부화가 걸릴 것 같아서(32.4%), 야근이나 주말 출근을 하게 될 것 같아서 (25.0%) 등의 이유를 꼽았다.

국내에서는 2004년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5일제로 홍역을 치른 기억이 있다.

당시 학생과 직장인 등은 '노는 토요일(놀토)'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삶의 질이 좋아질것 이라며 환영했고, 재계 등은 근로시간이 줄면 생산성이 떨어져 삶의 터전을 잃거나 나라 경제가 크게 휘청거릴것 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이런 논란속에 도입된 주5일제는 우려하던 것과는 달리 '놀토'가 도입된 이후 국내총생산(GDP)은 꾸준히 성장해 2028년 4만 달러 돌파가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5인 미만 사업장 등은 아직도 주5일제는커녕 주6일제가 운영되는 곳도많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시는 MZ(밀레니얼 세대+Z세대)세대 사이에선 주4일제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들은 "돈도 좋고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일 부담이 줄어든 삶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전에서 IT업체에 다니는 20대 후반 직장인은 "주4일제가 도입되면 휴식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이 길어져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한만큼 능률이 올라 짧아진 근무일수에 맞춰 업무 집중도를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찬성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이어 "업무 시간이 길다보면 일과중 틈틈히 휴식시간을 챙기는 요령을 피우게 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루 일과중 비생산적인 시간을 줄이면 주4일제로 하루를 더 쉰다고 해도 회사의 생산성이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40대 직장인은 주4일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바쁜 일상 속 여유시간이 생긴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OECD 국가 중 일을 많이 하고 있는 나라로 대표적인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일에 매몰된 삶을 살고 있다"며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여유있는 시간을 하루 더 갖게 된다면, 가정 행복도가 좋아지는 만큼 직장에서도 더 활력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주4일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온다.

재계 등 전문가들은 "주4일제는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는 만큼 직원들의 생산성을 크게 늘려야 하는데, 근무시간 노동 강도가 커질 수 있다"며 "회사 입장에선 매출 등 위험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고 경영이 악화 되면 일자리 축소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물론 종합교육기업 에듀윌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2016년 일찌감치 주4일제를 도입한 에이스그룹의 '실험'은 9개월 만에 실패에 그쳐 파산을 한 사례를 주의 깊게 봐야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이스그룹은 주4일제 도입 당시 '꿈의 직장'으로 유명해졌지만, 이후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정리하게 됐다.

대전의 30대 직장인은 "쉬는 날이 늘어나는데 좋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짧아진 근무시간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늘어나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업종별로 근무시간과 업무 강도가 차이가 있는 만큼, 남들이 쉬니까 부러워하는 식으로 주4일제 도입을 꿈꾸기 보다 조금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 표심공략 전략으로 주4일제 도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 4.7 재보선에서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주4일제를 주요 이슈로 끌어내 주목을 받은바 있는데, 정치권과 국회에서 보다 세밀하게 접근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