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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후에 울리는 재난문자?
피해 후에 울리는 재난문자?
  • [충청헤럴드=나지흠 기자]
  • 승인 2018.02.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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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11일 오전 5시 3분쯤 일어난 규모 4.6의 지진에 대전과 세종, 서산, 서울과 평창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서천, 당진, 대전 등 일부 지역은 새벽 늦잠을 깨우거나 아파트 문이 흔들리는 현상을 감지했다.

11일 발생한 포항 여진에 대한 긴급재난문자 [사진=충청헤럴드]
11일 발생한 포항 여진에 대한 긴급재난문자 [사진=충청헤럴드]

◇충청인 등 지진 반응= 대전지방과 청주기상대와 지역 소방기관에는 포항인근에서 이날 새벽에 발생한 지진에 혹시 피해가 없는지 등의 문의가 쏟아졌다.

대전시 중구 태평동 주민 A 씨(42)는 "새벽에 TV를 시청하는데 2, 3초 정도의 지진을 느꼈고 거실바닥에서 그(지진) 느낌을 감지했다"라면서 "혹시나 해서 주방 식탁아래로 자리를 옮겨 TV를 시청했다"라고 했다.

충남 서산시에서 펜션업을 하는 주민 B 씨(여. 56)도 "일요일 새벽 교회를 가다가 지진을 느껴 무서웠다"라면서 "3초가량 지진이 있다가 다행히 멈췄지만 펜션 이용객 7, 8명은 지진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 북구에서 11일 새벽  규모 4.6 지진 발생 [그래픽=연합뉴스]
경북 포항 북구에서 11일 새벽 규모 4.6 지진 발생 [그래픽=연합뉴스]

충북 제천 화재 때 15명을 구한 전직 교사 이상화 씨도 "잠에서 깨어나 누워있었는데 바닥이 3초간 3차례 흔들렸다"라면서 "화재 참사에 놀란 트라우마 때문인지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지진 감지 사실을 전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가 평소에는 지진 발생시간과 큰 차이 없이 왔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시차를 두고 왔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이날 재난문자는 지진 발생 7분 후인 오전 5시 10분께 발송됐으며, 현재 기상청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느낀 게 맞는지 서로 확인하기도 했다.

온라인 아이디 'chri****'를 쓰는 한 이용자는 "김포 거주자인데 자다 깨서 누워 있다가 잠시 흔들거려서 지진이 아닐까 싶었는데 몇 분 뒤 문자가 왔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11일 오전 5시3분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알리는 연합뉴스TV 화면 [사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 캡처]
11일 오전 5시 3분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을 알리는 연합뉴스TV 화면 [사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 캡처]

'daun****' 아이디 이용자는 "서울 개봉동인데 서울에서도 느껴진 거 맞죠"라며 지진 여부를 확인했고 'real****' 이용자는 "광진구인데 자다가 건물에서 뭔가 소리가 났다"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에 5시 3분에 지진이 났는데 5시 10분에 재난문자가 왔다"라며 "다른 때보다 좀 늦게 온 것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5시 3분에서 4분 사이에 집이 흔들리는 것 같아 눈을 떴는데, 혹시나 지진인가 싶었지만 지진문자가 없었다"라며 "5시 10분께 문자가 왔다"라고 적었다.

대전과 세종, 청주 등지의 지진 관련 기관에 들어온 지진 관련 신고는 70건 정도로 집계됐다.

◇지진 피해자 4명= 포항지진 발생과 관련, 경북도소방본부는 규모 4.6 지진으로 오전 9시 30분 현재 4명이 부상하거나 놀라 병원으로 갔다고 밝혔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오전 5시 13분쯤 포항시 남구 포항공대 학생식당에서 이 모(21) 씨가 머리를 다쳐 포항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지진이 난 뒤 급히 대피하던 중 넘어져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슷한 시간대에 흥해체육관에 머물고 있던 이재민 A(62·여) 씨가 매우 놀라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7분이나 늦은 긴급재난문자= 포항지역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했으나 당국의 긴급재난문자(CBS) 발송이 무려 7분 가까이 늦었다.

기상청이 긴급재난문자 발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올해 안에 7초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 비난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11일 오전 5시 3분 3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으로, 이날 오전 7시 현재까지 기록된 총 84회의 여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국민에게 직접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이후 6분 30여 초 뒤인 오전 5시 10분에야 발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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