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재학교인 대전과학고에 입학, 1년간 재학해 온 1학년 학생 2명에게 최근 학교로부터 '합격 취소'가 통보됐다.
두 학생의 입학 당시(중학교 3학년 2학기) 성적이 학교가 정한 기준에 못미쳤다는 이유에서다.
![과학영재학교인 대전과학고에 입학, 1년간 재학해 온 1학년 학생 2명에게 최근 학교로부터 '합격 취소'가 통보됐다.[사진=두산백과 켑처]](/news/photo/201802/2383_2988_1737.jpg)
8개의 전국 영재학교에서 최종합격자의 중3 2학기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합격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과학고는 20일 1학년에 재학 중인 A군과 B군 2명에 대해 행정소송을 거쳐 이달 28일자로 입학을 취소키로 했다.
이에따라 이들 학생은 각각 검정고시와 일반인문고 전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군과 B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6년 4월 대전과학고에 지원했고, 같은 해 7월 최종합격 대상자로 선발되면서부터다.
과학 영재학교는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등 여러 고교중에 신입생 선발 시기가 가장 빨라, 4월에 원서 접수를 시작해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 검사, 3단계 캠프를 거쳐 7월이면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
때문에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2학기에는 내신 성적 관리에 소홀할 수 있고,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하거나 사교육으로 고교 과정 선행학습을 받기도 한다.
두 학생도 역시 최종합격자로 선발된 뒤 2학기부터는 올림피아드 대회 준비와 고교 과정 선행학습을 하면서 1·2학년에 비해 3학년 2학기 4개 과목에서 내신 등급이 하락한 것이다.
두 학생은 같은 해 12월 대전과학고로부터 최종합격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학교 측은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교생활이 불성실한 경우 불합격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입시 요강과 공문, 문자 알림 등을 통해 수차례 알렸다"며 "이미 3과목 이상 성적이 하락할 경우 불합격 처리할 수 있다는 기준을 반복적으로 알렸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학생의 학부모는 즉각 법원에 '합격 취소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학교 측의 사전 고지가 구체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학부모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 결정했다.
가처분 인용으로 A군과 B군은 지난해 대전과학고에 입학해 1년간 학교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본안 소송에서 법원 1, 2심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가 불합격 처리 기준에 대해 학교 측의 사전 고지는 불분명했을 수 있으나, 추후 학교가 지속해서 해당 사실을 알린 사실을 토대로 절차적 타당성을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추후 고지 등을 종합해보면 학생·학부모가 3학년 2학기 성적 하락이 불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영재학교는 학생 선발에 있어 고도의 재량권을 갖고 있으며, 중학교 3학년 2학기 성적 하락을 이유로 최종합격을 취소한 것 역시 학교의 재량권 범위에 속한다"고 판시했다.
대전과학고 관계자는 "영재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이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교생활에 소홀해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일이 있다는 중학교들의 불만이 있다"며 "안타깝지만 이번 결정은 중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