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겸 교수 A씨(53)가 청주 모대학의 학생제자들을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을 했다는 피해자들의 실명과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고 언론들이 21일자로 보도했다.
◇경향신문 =보도에의하면 A씨가 교수로 일하던 청주 모대학 연극학과 학생들이 A씨에게 수년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혔고,대학은 A씨의 사표를 수리키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 측은 “명백한 루머”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문시인이 문화예술계에 파문을 일으킨 데이어 중견배우 A씨의 성추문 의혹이 또다시 터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배우겸 교수 A씨(53)가 청주 모대학의 학생제자들을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을 했다는 피해자들의 실명과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고 언론들이 21일자로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2/2394_3002_3052.jpg)
신문은 A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러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증언한 이들은 2009~2013년 입학한 재학·졸업생들이다. A씨는 2010년 청주모대학에 부교수로 임용됐다. 피해자들은 A씨가 학교 인근인 청주 안덕벌에 마련한 자신의 오피스텔 등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례를 구체적으로 증언을 통해 밝혔다 .연극학과 졸업생 ㄱ씨는 “A교수가 오피스텔로 나와 친구를 부른 뒤 술을 먹이고 침대에 눕힌 다음 가슴을 만지고 강제추행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강제추행 중) 너무 무서워서 도망쳤다. 당시 우리 나이는 고작 스물한 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A 교수는 술에 취해 항상 여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피스텔로 5분(오피스텔로 5분 내로 오라는 뜻)’이라고 말했고, 전화를 안 받으면 계속 전화했다”고 했다.
ㄱ씨는 “남자친구와 같이 오피스텔로 불려간 적도 여러 번 있는데 남자친구가 취해 잠이 들면 내 가슴을 만지려 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ㄱ씨는 “(A씨는) 남자친구와 내 앞에서 우리 관계를 두고 성적 모독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ㄱ씨는 “여러 명이 가서 여학생 한 명이 취해서 잠이 들면 (A씨는) ‘너희들은 가도 좋다. 얘는 놔두고 가라’고 해서 억지로 깨워서 데리고 나온 날도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연극과 졸업생 ㄴ씨는 “A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술을 마신 후 노래방에 갔다가 술에 취한 조 교수가 여학생들의 가슴을 터치하고 여학생 뒤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ㄴ씨는 “이날 여학생들은 노래방에서 나와 울면서 서로를 위로하며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졸업생 ㄷ씨는 “A교수가 가정형편이 좋지 않던 내게 희곡 작업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했다. 서울 강변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뽀뽀를 하려고 해서 거부하고 도망 나왔다. 그랬더니 한 달간 일한 아르바이트비도 주지 않았고 이후 오히려 과에선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학생 ㄹ씨는 “A교수가 2015년 우리 또래 딸과 함께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한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방송에서 그가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애인 같은 아빠’라고 했을 때 소름이 돋았다”며 “왜 언론에서 (A씨의) 성추행에 대해 취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은 “A씨가 학교에서 ‘너는 이번 학기 내 여자다’ 하는 식으로 여학생 한 명을 콕 집어서 항상 데리고 다녔다”고도 증언했다.
남학생들도 A씨의 강제추행을 폭로했다. 연극학과에 다녔던 ㅁ씨는 “A 교수가 술자리에서 항상 여학생을 양옆에 끼고 앉아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잡고 뽀뽀를 하는 등 신체접촉이 많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A씨의 지속적 강제추행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 피해자는 “우리더러 오피스텔에 안 가면 되지 않냐, 혹은 술을 안 마시면 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며 “학교에서는 조민기가 왕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A씨의 성폭력 문제를 대학에 제기했다. 영화과 학생이 익명 신문고를 통해 해당 내용을 학교에 알렸고 이후 연극과 졸업생들이 교수들에게 조씨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론화했다.A씨가 연극과뿐 아니라 영화과 학생들에게도 성폭력 피해를 입혔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대학측은 이날 A씨의 사표를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A 교수가 학생들과 성 관련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A 교수를 수업에서 배제하면서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연극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다수 학생이 A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대학 관계자는 이에대해“작년 12월 학내에서 양성평등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학생들의 피해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A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자 학교 측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측은 A교수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어 지난 1월 이사회에서 A교수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관계자는 “A 교수는 ‘동료 교수의 음해다. 억울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구체적인 문제 등이 확인됨에 따라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피해 학생들은 징계 절차를 두고 학교 측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피해 학생들은 “대학에서 ‘A 교수를 사퇴시킬 테니 공론화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한 졸업생은 “A교수가 당초 문제 제기를 한 여학생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계속 하면서 만나자고 했지만 거절했다”며 “A교수가 연예계에서 힘이 있기 때문에 진실 공개를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관계자는 “대학측은 원래 파면해야 할 사안이지만 경징계 처리하고 A교수 스스로 교수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교수의 소속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며 교수직이 박탈된 것이 아니고 사직한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 초부터 학교 내에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해 대학에 진상규명을 요청했다”며 “학교 측의 조사 중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은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같은 날 서울신문은 이 대학 출신의 배우 송하늘씨가 학창시절 A교수의 ‘상습 성추행’ 실명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A교수가 가 숙소인 오피스텔에 수시로 여학생들을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몸을 더듬고, 노래방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자세를 취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공연 연습 때에는 수치심을 일으키는 언어 성폭력이 잦았다고 털어놨다.
![이 대학 출신의 배우 송하늘씨가 페이스북에 학창시절 A교수의 ‘상습 성추행’ 실명 폭로했다.[사진=충청헤럴드]](/news/photo/201802/2394_3006_4443.jpg)
송씨는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송씨는 “청주의 모대학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이제 막 대학로에 데뷔한 신인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송씨는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A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면서 “저와 친구들, 수많은 학교 선후배들이 겪어야했던 모든 일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저와 제 친구들,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라고 주장했다.
A교수는 이날 오후 소속사를 통해 공식입장문을 내고 “성추행 관련 내용이 명백한 루머이고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도의적 책임감에 사표를 낸 것이지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그러나 청주모 대학은 연극학과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학생들의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2013년 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A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학과 내에서 A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그는 절대적인 권력이자 큰 벽이었기에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면서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적었다.
송씨는 A교수가 일주일에 몇 번씩 수업을 하러 청주에 오는 날이면 숙소인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워크샵이나 오디션, 연기에 관한 일로 상의하자는 교수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었던 어린 학생들은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셨다”면서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하거나 선배를 통해 연락하거나 함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왔기에 결국은 그 자리에 갈 수밖에 없었다. 혼자 가지 않으려고 학우들에게 연락해 동행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술에 취하면 성추행이 시작됐다.
송씨는 “친구와 단둘이 오피스텔에 불러가 술을 마시고는 여기서 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A 교수가 씻고 나오라며 갈아입을 옷과 새 칫솔까지 꺼내줬다. 우리 둘을 억지로 침대에 눕게 하고 배 위에 올라타서 ”이거 비싼거야“라며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고 주장했다.
두 여학생 사이에 몸을 우겨넣고 누운 A교수가 팔을 쓰다듬거나 옆구리에 손을 걸치는 등 추행을 했다는 게 송씨의 기억이다 그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밤새 뜬 눈으로 A교수가 잠들기만 기다렸다”며 해가 뜰 때쯤 몰래 그곳을 빠져 나왔다.
한번은 남자친구와 함께 A교수의 오피스텔에 불려갔다는 송씨는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어떻게 하느냐’, ‘일주일에 몇 번 하느냐’는 성적인 질문을 쏟아냈고 술에 취해 남자친구가 잠이 든 사이 가슴을 만지며 “생각보다 작다”며 웃었다“고 주장했다.
노래방 등의 회식에서도 성추행은 이어졌다. 송씨는 “거나하게 취한 A교수는 여학생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춤추게 하고 자연스럽게 가슴을 만지는 등 신체 접촉을 했다. 한 여학생을 벽으로 밀어놓고 후배위 자세를 취한 채 리듬을 탔다”면서 “스물 하나, 많아야 스물 둘인 여자 아이들이었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되겠다고 판단해 선배를 불러 자리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날 송씨는 “A교수가 배웅인사를 하던 자신의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적었다.
공연 연습을 지도할 때는 무차별적인 언어성폭력이 있었다. 송씨는 “A교수는 ‘흥분을 못하니 돼지 발정제를 먹여야겠다’, ‘너는 가슴이 작아 이 배역을 하기에 무리가 있으니 뽕을 좀 채워 넣어라’, ‘왜 그렇게 기운이 없냐, 어제 oo랑 한판 했냐’ 등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수차례 주위 사람에게 상담을 했지만 질책을 받고 네 몸은 네가 잘 간수하라는 충고를 받았다고 괴로움을 털어놨다. 그는 “이제는 제가 겪은 이 모든 일이 제 잘못이 아님을 안다. 피해자를 스스로 숨게 만들어 가해자가 안전할 수 있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한다”면서 “학교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을 더러운 욕망을 채우는 데 이용하는 괴물이 발도 붙일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고 적었다.
A교수는 이날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해명해 진실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A교수는 1990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려왔다.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등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