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재 KT&G 백복인 사장 연임을 결정할 주주총회를 2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장 공모 과정의 불공정 여부, 분식회계 관련한 검찰 고발, 회사 자료 유출 관련한 직원 휴대전화 조사 등 각종의혹과 논란이 쇄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백 사장의 연임여부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추천된 만큼 오는 1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난다.
![대전소재 KT&G 백복인 사장 연임을 결정할 오는 16일 주주총회를 앞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사진=인터넷 사이트켑처]](/news/photo/201803/2574_3277_4212.jpg)
백 사장의 연임 여부를 판가름할 KT&G 주총의 결과는 전체 지분 중 53%를 소유한 외국인 주주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주주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리포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논란속에 최대 주주 국민연금(9.09%)과 지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 반대 이유는 연임 절차상 문제와 CEO 리스크 두 가지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 사장 연임 반대와 관련, "분식회계 의혹이 있고 연임 절차에 문제가 있어서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KT&G는 올해 1월 31일 사장 공모 공고를 낸 후 지원서 접수 이틀, 서류 심사 하루, 면접 하루 등 후보 공모부터 결정까지 과정을 나흘 만에 끝냈다.
지원서를 받는 데만 5일의 기간을 두는 통상의 사장 공모 절차에 견줘 '속전속결'로 끝났다는 것이다.
![백복인 KT&G 사장[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3/2574_3278_448.jpg)
지원 자격은 KT&G 전·현직 전무 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한 것도 말이 많다.
백 사장 이전 사장 공모 때에는 후보 자격을 외부 출신까지 개방했었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에 백 사장을 비롯한 3명이 지원했으나 이 중 1명은 지원 자격 미달로 탈락, 남은 2명 중 백 사장이 차기 사장 후보로 낙점되는 바람에 '셀프연임'이라는 우스개소리도 나왔다.
백 사장은 지난 2011년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전(前) 임직원들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현재 금융감독원도 의혹에 대해 감리 중이다.
기업은행 등은 검찰 수사와 감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CEO 공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회사 내부자료인 '올해 1월 손익계산서(잠정치)'가 한 언론에 보도, 회사 감사팀이 관련 자료를 생산·관리하는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조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기사는 1월 KT&G 매출과 수출이 급감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백 사장이 연임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말 '물량 밀어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됐다. 올해 1월 판매할 물량을 지난해 말 판매처에 밀어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것.
KT&G는 1월 손익계산서(잠정치)는 외부회계법인이 감사한 내용도 아니고 공시되지 않은 사안이기 때문에 향후 공정공시 위반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감사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감사팀이 내부정보를 취급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동의서를 받은 후에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등 법적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회사에서 동의서를 쓰라는 데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느냐"며 반강제적 압박조사라고 반발했다. 또 휴대전화에 회사 관련 자료 이외에 개인적인 메일, 문자 등도 있어 사생활이 침해됐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