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검증 “공·사 구분 없어”…안희정 지사 “국민 부름 따라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도지사 후보라면 자기 브랜드로 승부해야 한다”고 뼈 있는 일침을 날렸다. 최근 당내 경선에 등장한 ‘문재인 마케팅’을 향한 경계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복 예비후보는 4일 진행된 페이스북 라이브 ‘복방사수’에서 “문재인 캠프 충남지역 지지자들의 양승조 국회의원 지지표명, 박수현 청와대 전 대변인의 ‘나를 지지하는 문재인 지지자도 많다’는 대응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충남의 대표를 뽑는데 누군가에 기대는 것은 옳지 않다. 시장·군수, 도지사는 대통령과 똑같이 자기 소신과 철학을 갖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며 “나도 인연으로 따지면 문 대통령과 소주도 한 잔하고 힘든 이야기도 나눈 사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실 문 대통령은 캠프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촛불로 탄생한 혁명정부 아닌가. 국민들께 감사하며 사명이 뭔지 찾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들의 공로를 찾는 건 오히려 현 정부에게 궁극적으로 위험하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러면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80년대 학생운동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낸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대통령의 ‘참모’이기 때문에 일체 선거에 언급하지 않는다”며 “문 대통령도 비서실장 시절 사적모임에 일체 나가지 않았다. 내 친구들도 문 대통령처럼 참모 역할을 잘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참모역할을 마친 뒤 자기 정치를 할 때나 서로 응원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민선7기 화두 ‘자치분권’…복기왕 “전문가 내가 준비된 도지사”

다른 두 후보보다 지방행정을 경험한 자신이 더 적임자라는 입장도 내놨다.
복 예비후보는 “두 분 모두 지방행정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른다는 공통의 약점이 있다. 양 의원은 효율적인 정치자원의 배분을 위해 여의도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고, 박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1기참모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 갈 때부터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동적인 행정은 미래비전과 구체성이 더해져야 한다. 전 분권자치 전문가다. 중앙정부에서 이양돼야 할 업무와 광역정부가 기초단체로 양보해야 할 권한을 잘 알고 있다”며 “복기왕의 도정은 가장 구체적이고 역동적일 것이다. 잘 짜여진 분권자치가 대한민국의 기틀이 된다. 때문에 제가 준비된 도지사”라고 강조했다.
“경선 승복 후 선대위원장 맡자” 제안…‘원 팀’의 의미
충남도당의 경선 가이드인 ‘사생활 영역 거론 자제’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후보자의 검증에는 ‘공·사’가 없다는 것. 그러면서도 경선 승리자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으는 ‘원팀’의 중요성도 내세웠다.
복 예비후보는 “충남의 대표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사적·공적 영역이 따로 없다. 경선과정에서 의혹이 있는 부분은 깨끗이 털고 가야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지지도가 6월 13일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상대당도 네거티브의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해서 “없는 약점까지 만들 수 있는데 내부 경선에서 맷집을 키워야 한다. 그걸 문제 삼으면 안된다”며 “오바마와 클린턴 경선을 봐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선을 한 뒤에는 깨끗이 승복하고 흔쾌히 선거를 도왔다. 집권 과정에서 장관도 지냈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선 승복과 관련해서는 “경선과열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 하지만 걱정 말라. 치열한 경선 이후 결과에 승복하고 본선 승리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저부터 그럴 것이고 다른 후보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 믿는다”며 “예를 들면 승리자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이 돼서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야 후배들도 대표를 하려면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걸 깨닫고 교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눈물 젖은 명함 돌린 적 있나” 정치인 가족 애환 토로

이 자리에서 복 예비후보는 정치인 가족들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며 다소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발단은 부인인 박현우 여사에 대한 애뜻함이었다.
복 예비후보는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아내에게 너무 잘못해서 다시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2004년 정동영 당대표가 노인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적 있다. 당시 집사람이 제 명함을 돌리다 낮술을 드신 60대 어른이 밀쳐 넘어져 다친 적이 있다. 그때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았다. 아직도 건장한 60대 남성을 보면 두려워 한다”고 탄식했다.
두 아들에 대해서도 “두 아들도 명함을 돌리는데, 최소한 아들 앞에서 아빠 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선거문화를 더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아들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욕하면 너무나 속상하다. 후보자에게 욕은 해도 가족은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에 대해서 “저도 임기를 마무리 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입장인데, 쉬고 싶은 ‘가을’같은 마음과 새 도전을 준비하는 ‘봄’같은 마음이 교차한다”며 “안 지사도 개인적으로는 쉬고 싶을테지만, 국민이 부른다면 어느 자리라도 가야 한다고 본다. 당권 도전도 역할 중 하나다. 본인도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복기왕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