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불륜의혹이 커지자 당 최고위원회가 예비후보직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변인 측에서 '이를 보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2일 충남지사 예비후보인 박수현 전 청와대대변인의 불륜의혹등과 관련해, 후보 적결여부를 결정한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3/2747_3522_4059.jpg)
11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인 A씨가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대변인과 이혼이유가 생활고가 아니라 불륜의혹 때문이었다'고 폭로하자 추미애 대표가 당내 최고위원들에게 연락해, 박 전 대변인의 예비후보 자격 박탈 문제를 협의했다.
추 대표를 비롯 여러 명의 최고위원은 '박 전 대변인이 예비후보 자격을 유지하면서 계속 전 부인과 폭로전을 벌이면 야당의 공세가 커지고 결국 전체 지방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박 전 대변인이 예비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고위는 이어 박 전 대변인에 대한 예비후보 부적격 의견을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위원장 정성호)에 전달한 뒤 최고위에서 박 전 대변인의 예비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전격 결정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 B씨는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건 등 다른 건과 비교해봤을 때 (박 전 대변인 건은) 사안이 다르다"면서 "여자분(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이 TV에 나온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 것이며 사안이 너무 심각해서 흐름을 차단해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대표실에서 전화로 연락했으나 받지 않는 최고위원들에게 추 대표 명의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박 전 대변인 측에서 당 최고위에 "(박 전대변인의 예비후보 박탈 결정을)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당시 당 대표실은 '검증위에 예비후보 부적격 의견으로 회신하고 동 위원회의 재의결을 요청하고자 한다. 연락이 닿은 최고위원께서는 구두로 동의를 구했고 연락이 닿지 않은 일부 최고위원께는 본 문자를 보내오니 의견이 있으면 3월 9일 금일 오후 6시까지 비서실로 연락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와함께 '연락이 없으면 동의로 간주하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박 전 대변인은 이같은 사실을 전해듣고 직접 최고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9일 회의를 열고 박 전 대변인에 대한 예비후보 적격 여부 재심사를 12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12일 적격여부 판단에 앞서 박 전 대변인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기자실인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향해 제기된 불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원 오영환 씨와 전 부인 A씨의 과거 부정한 청탁을 자신이 거절한 데 따른 보복으로 두 사람이 불륜의혹을 날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 대변인 재직 당시인 작년 7월, 오영환 씨와 전 부인 A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서울시가 소유한 수백 억대 토지에 대한 20년 무상임대와 대치동 주유소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의 저리 대출 알선 등 3가지의 부정한 청탁을 해왔다"면서 "이들은 대변인이 한 마디면 되는 것 아니냐"며 청탁했으나, 이들의 말을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보복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미투 폭로 직후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민병두 의원을 만나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지 사퇴부터 해야 할 일은 아니다"라며 철회를 재고할 것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