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남궁영 행정부지사가 안희정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스캔들에도 흔들림 없는 도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안 전 지사의 정치적 브랜드를 활용하려 했던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궁 권한대행은 12일 충남도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태신 충남도공무원노조위원장과 함께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남궁 권한대행은 안 전 지사의 스캔들이 도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안 전 지사의 개인적인 일탈이지 도의 정책이나 사업, 직원, 도정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도정의 잘못된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은 좋지만, 안 전 지사와 연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좀 억울한 부분이 있다. 오히려 격려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심적으로 많이 어려워 한다.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민과의 창구인 언론이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자리에 함께 한 김태신 위원장 역시 “전 직원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슬기롭게 해쳐나갈 시점이다. 훌륭한 능력을 가진 공직자가 많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며 “외부에서는 많이 흔들릴 것이라고 보지만, 도정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직원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도정을 만들어가겠다”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의 공백은 어쩔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궁 권한대행은 “사실 열병합발전소, 신평~대항 연육교사업 등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은 잘 진행 중이다. 단지 안 전 지사의 브랜드를 활용하려 했던 계획들은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면 농정국에서 NS홈쇼핑과 MOU를 맺고 안희정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지역생산품을 판매하려 했는데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문제들은 우리도 각오하고 있다. 국가정책사업, 국비확보 역시 안 전 지사의 공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래서 여·야를 떠나 지역 정치권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오는 29일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시민단체와도 각 부문별로 도정협조를 요청드리고 자문을 구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무부지사의 공백은 서철모 기획조정실장이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 직위에서도 빈자리가 없이 움직일 것”이라며 “저 역시 가급적 외부 활동은 불가피한 것 외에는 일정을 줄이고, 직원들과 내부의 일에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안 전 지사의 민선6기의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남궁 부지사는 인권조례와 관련해 “인권은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중요한 과제다. 인권 증진이 필요 없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인권을 지키는 행정은 중요하다”면서 “폐지조례안 재의결 요구는 제출한 상태고 철회할 뜻은 없다. 만약 도의회가 재의결을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여러 의견을 들어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3농혁신에 대해서도 “농업인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우한 노력이었기 때문에 흔들릴 필요 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민선 7기가 돼도 (3농혁신은) 변함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지지했다.
이밖에도 그는 “안 전 지사의 사태 2달 전에 직원들 사이에서도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 그래서 여성가족부에서 오늘 도정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직원들의 안정에 집중하겠지만, 여가부의 점검 결과를 보면서 성폭력 피해 대안을 정책적으로 마련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