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프레시안 측의 성추행 의혹보도에 대해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반박하자, 프레시안 측은 이날 밤 정 전 의원의 측근의 말을 들어 다시 반박했다.
▶프레시안 측의 재반박 보도= 프레시안 측은 닉네임 ‘민국파’라는 정 전 의원 팬클럽 전 카페지기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 당일 렉싱턴 호텔에 들른 건 사실”이라고 주장을 재보도했으나, 정 전 의원은 “시간상 불가능하다”면서 또 반박했다.
![페레시안 13일 자 뉴스 메일화면 정봉주 전의원의 반박에 '민국파 "모든 일정 함께한 내가 23일만 없었다고?"라는 제목으로 정전의원 반박에 재반박하고 있다[사진=충청헤럴드. 프레시안 뉴스]](/news/photo/201803/2773_3563_2853.jpg)
프레시안은 당시 정 전 의원 팬클럽 회원 중 한 명인 '민국파'씨가 "2011년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정 전 의원과 계속 같이 있었다"며 "23일 일정을 수행하던 중 차로 렉싱턴 호텔에 데려다줬다고"고 밝혔다.
프레시안 측은 정 전 의원이 이같은 증언에도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추가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민국파' 씨는 인터뷰에서 23일 점심 무렵 정 전 의원이 어머니의 병문안을 위해 서울 을지병원을 찾은 뒤 민변 사람들을 만나러 가기 직전인 오후 1~2시쯤 렉싱턴 호텔에 들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이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약속이 있으니까 가야 한다'고 해서 갔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쯤"이라며 "(머물렀던)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30분 정도였다. 길게 잡아 40분 정도 아니었을까 한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정 전 의원으로부터 다시 콜이 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2011년 12월 23일이라는 날짜와 렉싱턴 호텔이라는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 "그때 워낙 사안이 긴박하게 돌아가서, 1분 1초도 허투루 쓸 시간이 없었다"면서 "(민변 쪽으로부터) '언제 오냐'고 채근하는 연락이 계속 왔다.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되게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렉싱턴 호텔에 가야 한다'고 하니, 괜히 돌아가는 것이고 해서 기억이 난다"고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다만 '민국파' 씨는 "정치인이라는 게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어떨 때는 국정원 사람도 만나기 때문에 본인이 말을 해주면 그런 줄로 아는 거지 내가 먼저 캐묻진 않는다"며 정 전 의원이 당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민국파’씨는 프레시안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이유에 대해 정 전 의원이 폭로 이후 자신에게 가장 먼저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항상 자신과 같이 있었으니 ‘민국파’씨에게 반드시 연락하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은 연락이 없었고, 보도자료에서 ‘렉싱턴 호텔에 전혀 간 적이 없었다’고 말해 ‘민국파’씨는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미투 음모론’까지 퍼져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웬만하면 안 나서려고 했는데…(정봉주 전 의원이) 이렇게까지 안 몰고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측의 반박= 정 전 의원은 이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을지병원에서 어머니를 병문안한 시간이 ‘오후 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기 때문에 피해자 측이 정 전 의원과 만남이 있었다고 하는 오후 2시 전까지 여의도 렉싱턴 호텔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국파'라는 사람은 마치 2011년 12월 23일 저와 계속 같이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고 하지만 이것도 거짓말”이라면서 당일 오후 2시 17분쯤 '민국파'가 미권스 카페에 올린 글을 첨부했다.
정 전 의원은 '민국파'씨의 글에 대해 “카페글은 복잡한 서식 등이 적용돼 있어, 차량을 통해 저를 수행하는 도중 모바일에서 작성했다고 볼 수 없고, PC에서 글을 올린 것이 분명하다”면서 “따라서 '민국파'가 저를 수행했다는 보도는 명백히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정봉주 전의원이 12일 낮 프레시안의 의혹보도에 대해 시간대 별로 정리해 당일의 행적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3/2773_3564_3322.jpg)
정 전 의원은 “프레시안은 더 이상 허위보도를 하지 말고 사과를 하거나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모두 공개하기 바란다”면서 “이런 방식의 보도는 공공성이 강한 언론을 사적으로 이용해, 저를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도 정봉주 전 의원은 ‘민국파’씨의 증언을 부인했다.
정 전 의원은 “어머니가 응급실로 실려간 시간이 낮 12시 17분이고, 내가 입원실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병원에서 렉싱턴 호텔로 이동해 30~40분쯤 머물렀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홍대로 넘어간 시간이 오후 3시를 넘어야 한다”면서 “홍대로 건너가 명진 스님을 만난 시각이 오후 2시 30분이고, 사진에 찍힌 시각이 오후 3시 54분이다. 시간상으로 계산해도 전혀 기록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국파’씨에 대해 “미권스 카페에서 문제가 된 인물”이라면서 “그 친구가 그 날짜와 시간을 기억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민국파'가 감정이 있어서 ‘악의적인 기억’을 쏟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민국파’씨와 일정을 동행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민국파'씨는 나의 수행비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선거캠프 준비 와중, 자필 반성문을 제출하며 용서를 빌던 분이 또 예전 버릇을 못 버린 듯 하다. 해당 시간대에 대한 상세 내용은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하겠다”며 '민국파'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