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마친 후 “저를 고소한 분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아내가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 10일 오전 4시 한 휴게소에서 “이후 어떤 일을 당하든 아내와 가족들 곁에 조금 더 있어주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안 전 지사는 9시간이 넘는 검찰조사를 마친 뒤 수도권 모처로 향하던 길이었다.
![수행비서를 성폭행의혹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3/2774_3565_5419.jpg)
그는 “내가 버티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어하겠는가. 잘못의 책임은 나에게 묻고 가족들은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어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그는 또 “(성폭행피해자 김지은 씨가 폭로한)지난 월요일(5일) 관사를 나온 후 옷을 한 번도 갈아입지 못했다”며 “어제까지는 아내가 있는 곳에 머물렀는데 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김지은 씨가 고소한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자 표정을 굳히며 “그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안 전 지사는 휴게소에 2시간가량 머문 후 수도권 은신처로 이동했다.
![수행비서를 성폭행의혹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3/2774_3566_5512.jpg)
기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주차장을 서성이며 연달아 담배를 피우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안 전 지사는 앞서 지난 9일 오후 5시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자진출석해 다음날인 오전 2시30분쯤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왔다. 안 전 지사는 자진출석한 이유를 묻자 “소환을 기다렸지만 견딜 수 없어…”라고 말했다.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안 전 지사는 “나를 지지하고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며 “마음의 상실감 그리고 배신감 여러가지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혐의를 인정 하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검찰 조사과정이 더 남아 있다”면서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계속 얘기하겠다. 정직하게 말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