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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때 국정원장들, '왜, 박근혜에게 배신감을 느꼈나'
박근혜 정권 때 국정원장들, '왜, 박근혜에게 배신감을 느꼈나'
  • [충청헤럴드=박상현 기자]
  • 승인 2018.03.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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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66) 정권에서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전 국정원장(71)이 검찰조서와 법정에서 왜 '박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 느낀다'고 했을까?

그는 재직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 8억원을 상납한 혐의로 구속기소,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박근혜(66) 정권에서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전 국정원장(71.사진 맨위)이 검찰조서와 법정에서 "박전대통령에게 배신감느낀다"고 했다. 이병호(사진 중앙), 남재준 전원장도 뇌물공여혐의를 부인했다.[사진=충청헤럴드]
박근혜(66) 정권에서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이병기 전 국정원장(71.사진 맨위)이 검찰조서와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느낀다"고 했다. 이병호(사진 중앙), 남재준 전 원장도 뇌물공여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충청헤럴드]

그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의 첫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올려드린 돈이 제대로 된 국가운영에 쓰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가 반대로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검찰) 조서에도 썼지만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예산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특활비를 건넸는데 박 전 대통령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할 줄 몰랐다는 취지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조서에도 박 전 대통령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서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상납받고, 이를 기치료·운동치료·주사 비용과 차명폰 구입 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되어있다. 여기에 특활비 전달을 담당한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에게 활동비·휴가비 명목으로 특활비를 지급한 사실도 있었다.

이어 함께 열린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각각 22억5000만원과 6억원의 특활비를 상납한 혐의 등으로 법정에선 이병호 전 국정원장(78)과 남재준 전 국정원장(74)은“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사용할 것으로 믿고 건넸을 뿐, 대가를 바라고 특활비를 뇌물로 건네지는 않았다”고 뇌물공여 등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이병호 전 원장 측은 “사용처를 박 전 대통령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개인비리의 문제가 아닌 제도적 미비에 따른 것”이라며 “뇌물공여 혐의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명의 전직 국정원장이 모두 뇌물공여를 부인하자 검찰 측은 '국정원장들이 인사와 예산 편성 등에서 편의를 제공받으려는 목적으로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뇌물로 상납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의 용처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수사 및 정보수집 활동’ 등으로 제한돼 있다”면서 “국정원 예산을 책임지는 국정원장이라면 대통령의 특활비 사용처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확인이 안되면 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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