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도로가에 소방차를 세운채 장비를 꺼내는 순간에 이 차량을 25t 트럭이 뒤에서 받아 여성 소방관 1명 등 3명이 아깝게 숨졌다.(기사보강 31일 오전 11시)
경찰 등에 따르면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30일 오전 9시 46분쯤 허모(62)씨가 운전하는 25t 트럭이 개를 포획하려고 도로가에 주차한 소방펌프 차량을 추돌했다.

장비를 꺼내려고 소방펌프 차량에서 내려 도로가에 나와 있던 소방관 김모(29·여)씨와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여), 김모(30·여)씨 등 3명이 추돌 충격으로 밀린 소방펌프 차량에 치여 숨졌다.
트럭 운전자 허 씨와 소방펌프 차량 운전자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관과 교육생들은 "개가 줄에 묶여 도로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 도착한 직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소방펌프 차량과 도로 가드레일 사이에 있다가 25t 트럭이 들이받은 충격으로 움직인 소방차량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80여m가량 밀린 소방펌프 차량 밑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허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음주 측정 결과 음주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전방주시 태만이나 안전운전 불이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관계기관에 임용예정자를 소방관으로 볼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이날 참사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소방관 세 분이 혹여 사람들이 다칠까 쏜살같이 달려갔다가 변을 당하고 말았다"며 "세 분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전화기의 119를 누를 때 언제 어디서나 소방관이 달려올 것으로 믿는다.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신뢰에 보답하고자 소방관들은 365일 24시간 잠들지 못한다"며 일선 소방관들의 고충을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희생자 3명이 각각 30세와 29세, 23세 여성임을 상기시키며 "인생의 봄날이었기에 슬픔은 더 가눌 길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가슴 졸이며 살아왔을 세 분의 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세 분을 대신해 국가가 유족과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충남도청과 충남경찰청을 방문 중이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소식에 빈소가 마련된 아산시 온양장례식장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 장관은 “곳곳에서 사고로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유족의 뜻에 따라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장례절차를 진행하겠다. 사고로 숨진 소방 교육생 등에 대해서는 재해보상법 등을 적용해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유족들의 반발로 조문은 하지 못했다.